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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블럼 바꿔 단 르노삼성 구원투수 ‘클리오’… 해치백 돌풍 예고


르노의 소형 해치백 '클리오'가 5월 중순 마침내 국내 상륙한다.

'해치백 무덤'이라불리는 국내 시장에서 클리오 성공 여부에 현대자동차 역시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두 차례 출시가 연기된 클리오에 과연 국내 소비자가 어떻게 응답할지도 관심사다.

또 프랑스 르노 본사에서 수입하는 클리오에선 '삼성'이란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그동안 르노삼성 상징이었던 '태풍의 눈' 엠블럼을 떼고, 다이아몬드 모양의 르노 엠블럼을 적용하면서 '삼성 지우기' 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1일부터 클리오 사전 계약을 받기 시작했고, 이달 중순 공식 판매에 들어간다. 현재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해치백은 그야말로 '찬밥' 신세다. 선택의 폭도 넓지 않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판매 중인 해치백은 현대차 'i30'와 '벨로스터' 등 2종에 불과하다. 현대차는 i30를 앞세워 2007년 국내 해치백 승용차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첫해 1만1000대를 판매했다. 다음 해에는 2만9300대까지 늘었다.

하지만 2010년 i30 판매량은 7699대로 감소세를 이어오다, 2011년 10월 2세대 모델 출시로 다음 해인 2012년 1만5393대로 반등했지만,

지난 2016년 1254대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판매량은 4617대에 불과했다. 벨로스터 판매량은 더 초라하다. 2011년 3월 출시된 1세대 벨로스터는 첫해 국내에서 1만946대가 팔렸다.

그러나 다음 해부터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2년 4979대가 판매되는 데 그치며 '반 토막' 난 데 이어 2013년 2927대, 2014년 1780대, 2015년 1360대, 2016년 634대로 매년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판매량은 206대에 불과했다. 수입차 시장은 예외였다. 폭스바겐 골프가 대표적이다. 골프2.0 TDI 판매량은 2009년 1361대에서 매년 늘어 2015년 6121대로 급증했다.

2009년부터 배출가스 조작 파문을 겪어 지난 2016년 판매가 중단될 때까지 국내 베스트셀러 수입차 톱10에서 단 한 번 빠진 적이 없다.

세계 자동차 업계가 판매 중인 해치백 '1위 자리'도 놓치지 않았다. BMW 118d도 지난해 국내에서 3610대가 판매됐다. 국내 해치백 수요가 없진 않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클리오 판매량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클리오는 르노삼성이 르노 본사로부터 수입 판매하는 사실상 '수입차'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물론 소비자가 어떻게 응답할진 미지수다. 클리오는 작년 6월에 이어 10월 두 차례나 출시가 연기됐다.

르노삼성은 작년 초까지만 해도 SM6와 QM6 등 이른바 '6(Six) 투톱'으로 신차효과를 유지하며 탄탄한 판매고를 유지했다.

공급난에 시달리던 QM3 출고도 숨통을 틔면서 기세를 이어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작년 5월부터 판매량이 감소하기 시작해 10월에는 전년 같은 달보다 절반 가까운 46.4% 줄었다.

공교롭게도 클리오 출시를 한 달 앞둔 시점부터 판매 감소가 이어졌다.

결국 르노삼성은 작년 내수 시장에서 전년보다 9.5% 감소한 10만537대로 마감했다.

회사도 뼈아팠지만, 클리오를 기다리던 소비자들이 다른 차로 갈아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르노삼성은 클리오에 공식적으로 르노의 다이아몬드 모양 '로장쥬' 엠블럼을 단다고 밝혔다.

사실 이 엠블럼은 이미 전기차 '트위지'가 먼저 달고 국내 출시됐다. 엄밀히 따지면 두 번째이지만, 전기차라는 특성상 아직 대중화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또 최근 회사가 내보내는 TV 광고에서 등장하는 클리오에선 삼성이라는 단어는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는다.

르노그룹은 2000년 삼성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삼성전자 등과 10년간 삼성 상표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매출의 0.8%를 브랜드 사용료로 지불하기로 했다. 이어 2010년 7월 계약을 10년 연장해 2020년 7월까지 삼성 상표를 사용하기로 했다.

약 2년 뒤면 상표 사용권 계약이 만료되는데, 르노삼성이 클리오를 시작으로 삼성 대신 르노 브랜드를 부각하며,

향후 회사명에서 삼성을 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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