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를 수사중인 박영수(65) 특별검사팀이 삼성-박근혜 대통령-최순실(61ㆍ구속기소)씨 일가의 3각 뇌물 혐의와 관련해 9일 오전 최지성(66)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63) 차장(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특검팀은 삼성그룹 2인자인 최 실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마지막 남은 조사대상인 이재용(49) 부회장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 9시50분쯤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대치동 대치빌딩에 모습을 드러낸 최지성 실장은 이재용(49) 부회장으로부터 최씨 일가를 지원하라는 지시를 받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함께 출석한 장충기 사장 역시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직후 삼성이 최씨 일가에 대해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한 이유를 묻는 질문 등에 일체 답변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2015년 3월 박상진(64) 삼성전자 사장이 승마협회 회장에 오르고 그 해 8월 삼성이 최씨의 독일회사 코레스포츠에 220억원대 지원 계약(실제 집행 액수 80여억원)을 체결한 사실을 이미 파악했다. 특검팀은 두 사람을 상대로 삼성이 최씨 일가에 지원금을 건넨 구체적인 경위를 집중 조사했다.
특검팀은 2014년 9월 15일과 2015년 7월 25일 두 차례 진행된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과정에서 최씨 딸 정유라(21)씨가 연루된 승마선수 지원 요구가 박 대통령의 지시에서 비롯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최씨 조카 장시호(38ㆍ구속기소)씨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이 2015년 10월부터 16억여원을 후원한 부분 역시 박 대통령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는 단서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중요한 부분이었던 2015년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의결권을 가진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표를 던지게 된 과정에 박 대통령의 지시와 종용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최 실장과 장 사장은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으나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삼성 합병 사안에서 안종범(58ㆍ구속기소) 전 정책조정수석과 문형표(61ㆍ구속)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단서를 다수 포착했다. 특검팀에겐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과의 ‘부당 거래’를 입증하는 일만 남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