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 사실을 폭로했던 여대생이 SNS에 자살 암시 글을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여대생은 가해자들이 "너만 조용하며 아무도 모른다"며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13일 오후 1시쯤 성공회대 학생 A씨(20)가 시흥의 한 빌라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SNS에 자살 암시 글을 올렸고, 이를 본 친구가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채 숨진 A씨를 발견했다.
A씨가 남긴 SNS 글에는 “중학교 때부터 괴롭힘을 당했고 고등학교 때부터는 성폭행을 많이 당했다.
지금껏 몇 번이나 강간을 당했는데 가해자 대다수는 ‘너만 조용하면 아무도 모른다’라는 말을 했다”고 적혀 있었다.
또 “어떤 사람은 익명으로 나에게 '나가 죽으라'고도 했다.
캠퍼스를 걸어다니면 그 목소리가 계속 내 귀에 울린다. 모두가 날 싫어한다는 목소리가”라고 적었다. A씨는 이 글에서 “더 이상 혼자 못참겠다는 생각에 지난해 10월 친하다고 생각했던 B에게 울면서 얘기했더니
B는 위로해주는 척하다 가슴을 만지고 강제로 키스하면서 ‘너만 말 안 하면 사람들은 모를 것’이라고 하더라”고 폭로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같은 학교 학생들이 사용하는 온라인 익명 게시판에 피해 사실을 폭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가해자로 지목된 B씨는 사과문을 올렸지만 A씨는 자신에게 제대로 된 사과도 없이 작성된 사과문에는 잘못된 사실이 담겨 있다며 반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유족의 진술을 토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는 SNS 글의 사실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글에는 언제 누구로부터 당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경찰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