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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대신 사과’… 임종석-추미애 계속되는 ‘악연’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13일 국민의당 지도부를 만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경 발언을 대신 사과하고,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협조를 당부했다.

청와대가 최대 과제인 추경 통과와 관련해 여당 지도부의 협상력에 불만족을 표시하며 직접 나선 것이다.

이를 계기로 임 비서실장과 추 대표의 과거 악연도 새삼 회자된다.

청와대와 여당 핵심인사인 두 사람 간 ‘불화설’은 대선 당시부터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까지도 계속 목격되고 있다. ◇ 19대 대선 ‘통합 선대위’ 구성 놓고 잡음

두 사람은 19대 대선 당시 민주당 통합 선거대책위 구성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임 비서실장은 당시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이었고, 추 대표는 당 대표이자 상임선대위원장이었다.

쟁점은 김민석 특보단장을 선대위 핵심요직인 종합상황본부장으로 임명하느냐 여부였다. 문 후보 캠프에서는 추 대표가 자신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 단장 인선을 무리하게 추진한다고 반발했고,

추 대표 측에서는 당 중심 선대위 구성에 필수적인 인사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가 당 내부 갈등을 감안해 “용광로에 찬물을 끼얹는 인사가 있다면 그 누구라도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지만 내홍은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추 대표가 김 단장을 상황본부장으로 임명하자 임 비서실장은

“통합 선대위가 되도록 원만한 합의를 해달라는 후보 요청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과정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추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당시 민주당 내부에서는 추 대표가 이를 문제삼아 임 비서실장 교체를 요구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 국회 찾은 임종석 안 만난 추미애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5월 11일 임 비서실장은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예방했다.

친정인 더불어민주당도 방문했지만 정작 추 대표를 만나지 못한 채 우상호 원내대표만 만났다.

당시 추 대표 측은 “추 대표가 몸이 좋지 않아 병원 예약을 했는데 비서실장과 일정이 맞지 않았다”며 ‘불화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집권 후 청와대 비서실장이 처음 국회를 찾아 ‘협치’를 구하는 자리에 여당 대표가 빠진 것을 두고 뒷말이 나왔다. 닷새가 지난 5월 16일 두 사람은 국회에서 만났다. 임 비서실장은 추 대표에게 장미꽃을 건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임 비서실장은 “제가 사긴 했는데 마음은 대통령께서”라고 했고, 추 대표는 “대통령이 인색하시네요. 한 송이밖에 안 주셨네”라고 말했다. ◇ 추미애의 국민의당 비판 공세… 청와대, ‘대신 사과’로 견제구 국민의당이 지난달 26일 ‘문준용 제보 조작’을 고백하고, 대국민사과를 한 이후 추 대표는 연일 날선 공세를 폈다.

특히 추 대표가 한 라디오방송에서

“국민의당이 단독범행이라고 꼬리 자르기를 했지만 그 당의 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나 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이 몰랐다는 건

‘머리 자르기’”라고 하자 국민의당은 발끈했다. 당초 추경 심사 참여를 고려했던 국민의당은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며 추 대표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추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고 ‘원칙론’을 내세웠다.

추 대표는 “국민의당 대선조작 게이트는 북풍 조작에 버금간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형사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국민의당을 압박했다.

여당 대표의 이례적인 강공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기 위한 ‘자기 정치' 행보라는 해석도 나왔다.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지 한달이 넘도록 진전이 없자 결국 청와대가 국민의당 지도부를 만나 꼬인 실타래를 풀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찾아와 추미애 대표의 발언에 대해 대신 사과했다”며

“(추 대표가) 왜 정치적 오해를 살만한 상황을 조성하는지 청와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는 강공을 이어가던 추 대표에 대해 청와대가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임 비서실장은 이 자리에서 ‘문준용 제보 조작’ 관련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있는 그대로 수사해 진실을 밝히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임 비서실장은 ‘정치권이 시시비비를 다툴 문제가 아니다. 정치적 고려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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