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 16일 290㎜의 폭우로 시내를 지나는 무심천이 범람하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도심 곳곳이 침수되면서 단수·단전 사태가 발생했고, 도로 침수로 차량통제 조치가 내려지는 등 ‘물난리’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반면 남부지방의 날씨는 전혀 딴판이다. 이날 경북 경산과 대구 일부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도는 등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넓지도 않은 한반도에서 지역별로 양극단을 오가는 날씨가 계속되는 이유는 뭘까.
기상청에 따르면 이는 장마전선의 새로운 특징에서 찾을 수 있다.
통상 장마전선은 북쪽의 선선한 공기와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만나 만들어져 많은 비를 뿌리게 된다.
현재 장마전선은 충북 청주와 경북 북부지방에 걸쳐 형성돼 있다. 하지만 이번 장마전선은 과거와 달리 전선의 남북 간 폭이 매우 좁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전선의 남북 폭은 300㎞ 정도인데 현재 장마전선의 폭은 수십㎞에 불과하다”며
“이전에는 넓은 지역에 지속적으로 장마가 내렸다면 지금은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반도 주변 공기가 과거와 달라진 점도 이유로 꼽힌다.
지금의 장마전선은 과거와 달리 남쪽의 덥고 습한 공기와 북쪽의 덜 덥고 건조한 공기가 만나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 변화 때문에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는 청주를 비롯해 경북 북부에는 많은 비가 한꺼번에 오는 반면,
덥고 습한 공기 영향을 받는 영남 지역에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다만 기상청은 한반도가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선을 긋고 있다.
대구기상지청은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대구와 경북 경산·경주·청도 등 4개 시·군에 내려진 폭염주의보를 폭염경보로 대치했다고 밝혔다.
경북 포항·김천·칠곡·성주·고령·영천·구미에는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오후 3시 현재 대구 달성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35.3도, 경북 경산은 35.5도에 달했다.
전남 나주·순천·광양·여수·보성·구례·곡성에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폭염주의보는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폭염 경보는 35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할 때 발령된다. 기상청은 비가 많이 오고 기온이 높은 날씨가 앞으로도 한 달 가까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7~8월 평년 기온은 최고 27~32도 수준인데 올 여름엔 이보다 높은 33도 내외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다. 대기 불안정이 계속되면서 다음달까지는 강수량도 많아질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장마가 지난 다음 8월까지도 국지적으로 소나기가 내리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시간당 40~50㎜ 이상 내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