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써 보니 27일 출범한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은 '디테일'을 강화한 것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 시중은행의 모바일은행 서비스나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보다도 더 편리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눈에 보이지 않는 세부 절차까지 줄이고 개편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계좌 개설 과정도 단 7분으로 줄였고 간편하게 개선했다"면서 "젊은 층 뿐만 아니라 노인분들도 모두들 카카오톡은 하신다. 익숙한 사용자경험(UX)을 바탕으로 누구나 계좌 개설과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계좌개설을 해 보니 윤 대표의 설명은 과장이 아니었다.
이날 카카오뱅크에 대한 큰 관심이 쏠리며 오전 중에는 앱 실행과 카톡 상담, 전화 상담 등에 적지 않은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 계좌개설 과정에서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고 가입 시간 역시 5분 정도에 불과했다. 로그인은 휴대전화 인증과 기존 카카오톡 계정중 선택해 로그인 할 수 있었다.
'아이디'하나 만드는 데도 각종 실명인증 등이 필요해 어르신들이 어려움을 겪었었지만,
어르신들이 손쉽게 사용하는 카카오톡 계정만으로 로그인이 가능한 것은 이 은행이 강조한 '디테일'의 하나다.
간편 로그인 이후 실제 계좌 개설을 하려면 휴대전화 인증을 한번 더 거쳐야 한다.
이후 대포통장 방지를 위해 통장개설 목적 확인 등을 끝내고 신분증 촬영, 타행 계좌 입금내역 확인 등을 거치니 계좌 개설이 완료됐다.
점심시간, 식당으로 이동하는 5분동안 카카오뱅크 계좌개설을 모두 끝마칠 수 있었다. 계좌 개설 이후 대출메뉴로 들어가봤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모바일 간편대출이 수백만원 수준의 소액 대출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최대 1억5000만원 한도의 대출이 가능했다. 실제 대출 과정은 기존 간편대출과 크게 다를 것 없었다. 우선 최대 300만원까지 가능한 '비상금대출'을 받는데는 약 1분 정도 소요됐다.
대출 상품설명서를 확인하고 필수동의 사항에 체크한 후 개인정보 입력 및 휴대전화 본인 인증을 거치니 비상금 대출신청 화면이 나왔다.
비상금 충전금액은 300만원, 대출금리는 3.344%가 나왔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은 비상금대출보다는 추가로 입력해야 하는 항목이 더 있었다. 이름은 물론 직장, 소득정보를 입력해야 했다. 개인정보를 입력하니 대출한도를 먼저 보여줬다. 마이너스통장은 시중은행에서 0.5~0.7%로 부과되는 가산금리가 면제된다는 점이 좋았다. 대출한도와 금리 확인 후 대출상품 설명서 및 이용약관 확인, 휴대전화 본인확인을 거치면 대출승인이 완료된다.
다만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공인인증서 인증이 필요했다.
그동안 대출을 한번 받으려면 회사에 '반차'를 내고 아예 은행 업무를 따로 보러 가 각종 서류를 제출해야 했던 것과는 상당히 달랐다. 카카오뱅크는 대출을 위해 재직증명서나 소득 증빙 등 대출자(차주)가 직접 준비해야 하는 각종 서류를 '스크래핑'이라는 기술을 통해 해결한다.
스크래핑은 차주가 대출심사 자료조회 및 제출에 동의하면 국세청 홈택스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관계기관에서 관련 정보를 불러오는 프로세스이다.
차주 입장에서는 서류 준비 부담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은행 입장에서도 서류 위변조 우려가 없어 보다 투명하고 정확한 대출 심사가 가능하다.
이미 시중은행에서도 스크래핑 기술이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지만, 아직 상당수 대출 업무가 은행 창구에서 상담을 통해 이뤄지다 보니
케이뱅크와 같은 기록적인 승인 기록은 거두기 어렵다.
대출 심사 서류 뿐만 아니라 차주에 대한 각종 정보도 빅데이터를 통해 기존 신용등급 보다 높은 등급을 부여하는데 활용된다.
이 모든 것이 IT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마치 불법 사금융 광고처럼 '무서류, 무방문, 당일대출'이라는 프로세스가 완성된 것이다. 가계부채 급증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된 가운데 너무 쉽고 간편한 대출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빨라질까 우려될 정도였다. 해외송금 메뉴에서는 송금국가와 금액을 입력해야 했다. 송금이 가능한 국가는 미국, 유럽, 일본, 영국, 캐나다, 호주, 홍콩 등 22개국이었다.
수수료는 미화 기준으로 5000달러 이하 금액은 5000원, 5000달러 초과는 1만원이 부과됐다. 카카오뱅크는 또 모든 은행과 편의점 ATM에서 입출금 수수료를 올해 말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