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업계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가로막힌 중국 대신 유럽 시장을 겨냥한 생산공장의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해결 기미를 보였던 중국의 배터리 규제 문제가 답보 상태에 놓이면서 유럽 시장에서 성장 발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3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준공하고 내년 초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유럽 완성차 업체에 샘플 공급을 시작했다.
애초 LG화학은 내년 말까지 폴란드 공장 투자를 완료할 계획이었는데 일부 설비를 우선 가동해 유럽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LG화학은 한국·중국·미국·폴란드 등에서 전기차 약 28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앞서 삼성SDI도 헝가리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애초 계획보다 한 분기 빠른 지난 5월 준공하며 양산시기도 내년 하반기에서 같은 해 2분기로 앞당겼다.
삼성SDI는 순수 전기차 기준으로 울산 6만대, 시안 4만대, 헝가리 5만대 등 연간 15만대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3각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SK이노베이션도 4, 5, 6호기 배터리 생산설비가 들어가는 서산 2공장동의 공정률이 최근 60%를 기록했다.
완공 시기도 애초 계획이었던 내년 상반기에서 내년 초로 반 년가량 앞당겼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예상보다 빠른 수준으로 증설이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유럽용 물량공급 개시 시점에 맞춰 공사기간을 보다 앞당겨 차질 없는 일정으로 완공하겠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유럽에 3GWh 규모의 신규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해 헝가리와 체코 등 동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올해 안에 부지를 확정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배터리 셀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유럽공장과 관련한 진행 상황에 대해 밝히기 어렵지만,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투자와 외연 확대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유럽시장을 겨냥한 배터리 생산 공장 설립에 속도를 내면서 중국 시장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 공업정보화부(공신부)는 올해 들어 6차례 자동차 보조금 지급 차량 목록을 발표했지만,
매번 국내 배터리 업체가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한 차종은 제외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2020년까지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할 방침이지만,
그전까지 다른 지역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중국은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이어서 배터리 사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