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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회사 눈치보지 말고 일해라” 현대차가 팍팍 미는 곳은?


현대자동차 의왕연구소 7층 직원들은 회사 일은 뒷전이고 자기 사업 챙기기에 바쁘다.

정해진 근무시간도 없이 자유롭게 일 하지만 월급은 꼬박꼬박 받는다.

혁신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회사 일에 신경 쓰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해보라는 현대차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현대차는 17년 전인 2000년 4월 사내 전 부문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제품과 서비스로 구현하기 위해 사내 스타트업팀을 출범했다.

현재는 올해 신설한 전략기술본부로 소속 본부를 옮긴 후 더욱 활발하게 기술개발과 사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초기 출범과 함께 17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억한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사내 스타트업팀 팀장은

"선행 개발이라는 게 기술을 개발하고 기술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며

"규모는 작더라도 생각을 내서 기술을 구현하고 확장해 나가는 과정을 이끌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매년 사내 직원을 대상으로 기술개발형과 사업개발형 등 두 가지 형태의 사내 스타트업 공고를 낸다.

기술개발형은 사업으로 연결하기 보다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사업개발형은 사업을 펼쳐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 팀장은 "최근 추세는 30여 개를 선정하고, 3개~5개를 뽑는데 많이 뽑을 때는 6개까지 뽑는다"며

"17년 동안 사업개발형 27개, 기술개발형 10개 등 37개 스타트업 육성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둥지를 떠난 회사는 9곳이나 된다. 김 팀장은 "37개 중 반 이상이 된다는 것은 상당히 높은 확률이다"고 말했다. ◇기술부자 튠잇, '내가 제일 잘 나가'=송영욱 책임연구원이 대표로 있는 튠잇은 'IT(정보통신기술)로 차량을 튜닝한다'는 목표 아래

지난 2014년 5월 첫발을 내디뎠다.

한때 같은 팀 동료와 그 동료와 친분이 있는 동료가 한팀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7층에 위치한 사내 벤처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사내벤처팀 내에선 소위 '잘 나가는' 팀이다. 이유는 연구한 기술들을 다양한 차량에 적용해 이미 운용 중이기 때문이다.

기술을 상용화했다면 매출이 발생할 법도 하지만 아직 시범단계이기 때문에 벌어들이는 돈은 없다.

송 책임연구원은 "아직 분사 이전이라 별다르게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다"며

"현재는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단계로, 이를 넘어선 순간부터는 바로 B2C(소비자시장)으로 진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매출이 없더라도 이미 튠잇은 배가 부르다. 카셰어링 업체 '제이카'에서 운용 중인 아이오닉 22대는 튠잇의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은 예약자가 손잡이 부위를 2회 노크하면 차량 잠금이 해제되는 '녹녹(Knock knock) 도어락',

운전자의 시트 위치와 사이드 미러 위치를 자동으로 적용하는 '스마트 메모리 시스템', 터널 통과 시 창문이 자동으로 닫히고 열리는 '액티브 터널 모드' 등이다.

송 연구원은 "카셰어링 업체를 넘어 완성차 신차 옵션에 포함하는 것이 목표다"며 "해외 여러 기업에게 관심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토앤, 5년 만에 매출 30배 '껑충'=완성차 업체가 차량을 판매하지만,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할 수 없다.

자연스레 자기 입맛에 맞춰 차량을 꾸미는 기호 시장이 생기기 마련이다.

오토앤은 바로 이런 틈새시장을 겨냥했다. 2008년 4명이 의기투합해 2012년 설립했다.

2017년 현재 직원은 85명으로, 연매출 360억원의 어엿한 중소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팔고 있는 제품만 2만여 개 이상이다. 하지만 여전히 최찬욱 오토앤 대표는 갈증을 느낀다.

최 대표는 "아직 일본과 미국 같은 선진화된 모델을 완성한 것은 아니다"며 "O2O(온·오프라인 연계)로 연결하는 것으로

플랫폼을 완성해 올해 말이나 내년 중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칠전팔기 키즈올, "5년내 매출 1100억"=2010년 임원면접까지 갔지만,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리고 2016년 현대차의 남양연구소에서 설계와 시험, 시험 제작팀에서 근무하던 3명이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수십 년이 지나도록 제자리걸음 수준인 유아용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다. 국내 출산율은 40만명이 채 되지 않지만, 세계로 눈을 돌리면 시장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중국에서만 매해 1600만명이 태어난다고 한다. 이형무 연구원은 "사업적으로 봤을 때 볼륨이 커지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시장은 매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발맞춰 지난해 6월 입주한 키즈올은 이미 11월 제품 1개를 완성했다.

유럽 인증을 받았고 내년 국내에서 시범사업을 할 예정이다. 키즈올팀은 2018년 1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5년 내 1100억원 매출 달성이라는 포부도 세웠다.

나아가 카시트를 차량과 연계해 위험시 스스로 작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선행기술로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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