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하는 여성이 자신의 집을 들여다보는 낯선 남성을 발견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인터넷 올렸다.
여성은 “사진을 찍어 경찰에 신고했지만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신변의 위협을 느낄 만큼 너무 무섭다”고 호소했다. 17일 네이트판에 게시된 글에 따르면 건물 1층에서 자취하는 여성 네티즌 A씨는 며칠 전 소름끼치는 일을 겪었다고 했다.
누군가 자신의 집 창문에 얼굴을 붙이고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A씨는 이 장면을 찍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엔 무섭다는 생각이 들다가 점점 설움이 북받쳤다”고 회상했다. A씨는 남성이 10분 넘게 창문에 붙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길가에 있는 창문이 아니라 건물 사이에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창문이다.
안쪽 창문까지 열려는 순간 제가 소리를 쳤다”고 설명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바깥창문을 열고 방범 창살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고 있는 사람의 얼굴 윤곽이 또렷이 찍혔다. 안쪽 창문은 잠겨있는 상태였다. A씨는 “그 남자가 제가 혼자사는 걸 알고 저희집 창문을 본 걸 텐데, 제 신상정보를 대충이나마 알고있는 건 아닌지 무섭다.
혹시 이사 가기 전에 임시방편으로 치안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 달라”고 말했다.
A씨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는데, A씨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신고한 지 20분 넘어 도착했고, 집 번지수까지 말해줘도 집을 못찾았다”며
“무서워서 창밖을 제대로 못봤다는 저에게 피의자의 얼굴을 봤는지, 키는 몇인지 등 질문을 하다가 돌아갔다”고 전했다.
주거침입은 혼자 사는 여성이 겪는 대표적인 범죄 피해 사례다.
지난 2월 소셜미디어에는 ‘#이게_여성의_자취방이다’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화장실 창문으로 낯선 사람이 염탐하고 있었다”거나
“귀가길에 낯선 남성이 따라와서 문을 열려고 시도했다” 등의 범죄 경험담이 올라오기도 했다. ‘임시방편의 조치’를 묻는 A씨에게 돌아온 건 “하루 빨리 이사 가라”는 조언이었다.
자취를 하다가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댓글도 줄줄이 달렸다. 한 네티즌은 “저도 그런 일이 있어서 경찰에 신고했는데 단지 쳐다보는 것으로는 잡을 수 없다고 했다. 신변에 위협을 가했을 때만 처벌된다고 하더라. 창문 잠금장치를 잘 확인하고 빨리 이사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실시된 서울여성가족재단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20~30대 1인 가구 여성 가운데 36.3%가 주거지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주거지 불안의 유형은 연립다세대(48.8%), 고시원/원룸(36.8%), 오피스텔(33.2%), 아파트(9.8%) 순이었다.
혼자 사는 여성들은 CCTV·출입구 보안시설·방범창 등 안전시설 미비(45.3%), 주택 내부 계단 및 복도 등 은닉장소 존재(11.3%)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