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철원 총기 사고 유가족 "X레이로 본 탄두 멀쩡"… ‘도비탄’ 커지는 의혹


강원도 철원군의 한 군 사격장 인근에서 진지공사를 마치고 복귀하던 병사가 탄환에 맞아 사망한 사고에 대해

군은 ‘도비탄(跳飛彈)’에 의한 사고로 추정했지만 의구심은 더 커지고 있다. 군은 27일 중간 수사 진행 상황을 발표하며 “지난 26일 강원 철원군 소재 육군 모부대 이(22)일병이 도비탄으로 추정되는 총탄에 맞아

군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장소는 인근에 위치한 자동화사격장과 약 400여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사격장 통제탑 기준

좌측 전방 지역으로 육안으로 관측하기 힘든 장소”라고 설명했다. 도비탄은 총에서 발사돼 날아가는 도중 장애물에 맞아 튀어 당초 탄도 궤도를 벗어나 날아가는 총알이다.

불발탄처럼 탄환의 종류가 아닌 발견된 상태를 나타내는 명칭이다. 도비탄은 사격장에서 종종 발견되지만, 이로 인해 숨지는 사례는 흔하지 않다. 사고로 숨진 이 일병의 외삼촌 윤기열씨는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조카 몸에 있는 탄두를 X레이로 확인했다”면서 “도비탄이었다면 탄두가 원래의 형태를 갖추기 어렵지만

X레이상의 탄두는 모양을 거의 유지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윤 씨는 “도비탄이 아닌 실제 사격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측된다”며 “조카가 사망한 길에서 육안으로도 사격장이 보인다.

충분히 직선거리로 총알이 날아와 맞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군에서 ‘도비탄으로 인한 사고’라며 확인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발표하는 것이 사고사로 덮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라며

“이에 부검을 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군의 도비탄에 의한 사고라는 해명에 대해 예비역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의혹을 제기했다. 예비역들은 K-2 소총의 유효 사거리가 460m인 점을 들며 “도비탄으로 죽었다면 거리가 어느 정도 가까워야 되는 것 아닌가.

이번 수사에 민간업체도 참가시켜라”며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이 도비탄일 가능성을 낮게보는 이유는 A일병의 사망 지점은 사격장에서 400m 떨어졌다는 점이다.

사거리만큼 날아가면서 떨어진 탄환의 위력이 떨어져 치명상을 입힐 수 없다는 것이 일부 예비역들의 주장이다.

부대 사격장 대부분이 도비탄을 방지하도록 지형·지물을 갖춘 점도 이들의 주장에서 근거로 사용되고 있다. 아주 낮은 확률이지만 도비탄으로 인한 사고 사례도 있었다. 2014년 육군 모 부대 근처 공사장에서 근무하던 김모(57)씨는 도비탄으로 인한 총상을 입었다.

군 헌병대 조사에서 1.3㎞ 떨어진 부대 사격장에서 날아온 도비탄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왼쪽 정강이에서 발목까지 파고든 도비탄 사거리는 2.7㎞로 확인됐다. 2015년 경기도 포천, 2016년 전남 장성에서도 도비탄 사고가 발생했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