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6조 투자 통신망에 ‘무임승차’ ICT코리아 갉아먹는 구글
- wikipress1028
- 2017년 10월 23일
- 2분 분량

직장인 A 씨는 즐겨보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대부분 '본방'보다는 '다시보기(VoD)' 서비스로 시청한다.
A씨가 이용하는 유료방송은 최신 회차 VoD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A 씨는 매번 구글 유튜브를 검색해서 공짜로 시청한다.
네이버나 다음(카카오)은 저작권 보호를 위해 국내 예능 프로그램 VoD를 대부분 차단하고 있고 외국 동영상 플랫폼은 영상 재생 과정에서
뚝뚝 끊김 현상이 심하기 때문이다.
구글 유큐브의 경우 국내 저작권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방송 직후부터 해당 VoD가 주르륵 검색이 되는 데다
화질도 HD급 720p이고 무엇보다 끊김 현상이 거의 없어 쾌적하게 감상할 수 있기에 A씨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구글이 대한민국의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구글은 국내에서 매년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매출을 일으키는 인터넷 서비스를 대부분 '공짜'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인터넷업계에 따르면 구글코리아의 매출은 3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IBA)가 상반기에 발간한 '2016 대한민국 무선인터넷 산업 현황'에 따르면
전년도 구글 애플리케이션(앱) 장터 구글플레이 한국 판매액은 4조4656억원이다.
구글의 앱 판매 수익은 개발자와 구글 측이 7대3으로 나눠 갖기 때문에 이의 30%를 구글코리아측 수익으로 계산할 경우 1조4800억원 이상이다.
지난 수년간 급격히 늘고 있는 유튜브와 검색 광고료는 이 규모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글 측은 매출과 수익에 대해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이같은 수익 규모를 추산할 때 국내 매출액이 3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구글의 서비스 경로인 '유무선 인터넷망'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국내 망사업자(통신 3사)가 투자하는 설비투자액(CAPEX)은
올해에만 5조8500억원이 예정돼 있다. 현재 50% 이상이 집행된 상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4G LTE를 구축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로 통신 3사의 연평균 설비투자액은 6조8200억원이다.
문제는 매년 6조원씩 투입하는 고품질 인터넷망에 구글은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인터넷 트래픽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동영상 스트리밍에서 구글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와이즈앱이 지난 5월 기준으로 국내 모바일 동영상 이용시간 및 점유율을 파악한 결과
구글 유튜브가 총 202억분을 기록, 전체 국내 모바일동영상 시장의 73%를 점유했다. 아프리카TV가 19억분(5.3%), 네이버TV가 8억분(2.7%), 기타 동영상 플랫폼이 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외국 콘텐츠사업자(CP)의 객관적인 국내 트래픽 점유율 통계는 없다.
이에 와이즈앱이 측정한 '이용시간 점유율'을 기반으로 추정했을 때 유튜브가
토종 CP 아프리카TV보다 13.7배, 네이버TV보다는 27배나 높은 트래픽을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이지만 현재 구글코리아가 국내 망사업자(통신 3사)에게 내는 망 이용대가는 없다.
토종 CP는 끊김 없는 고화질(720p 수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연간 수십억원의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의 경우 그 비용이 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구글 유튜브가 만약 같은 기준으로 대가를 낸다면 그 규모는 연간 2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구글코리아는 이를 전혀 내지 않고 있다. 통신 3사가 '캐시서버'를 통해 구글 콘텐츠를 전송하고 있는데, 캐시서버 이용비조차 내지 않는다. 국내 한 통신사 고위관계자는 "2011년 구글(유튜브)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망에 상당한 부하가 걸리던 시점이라
자비를 들여 캐시서버를 설치했고, 그 이후로 (구글로부터)관련 비용을 정산받은 적은 없다"면서
"추후 비용을 요구한 적도 있지만, '어느 국가에서도 망 이용대가를 낸 적은 없다. 본사 방침'이라는 답변과 함께 현재까지도 대가는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구글 측은 망 이용대가를 내라는 통신사들에게 '트래픽 속도' 등을 공개하며 공짜 이용을 압박하고 있다. 'ISP(인터넷서비스사업자, 통신사를 지칭함) 접속 속도'라는 페이지를 만들어 구글 유튜브 전송 속도를 통신사별로 공개해버리는 것이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경쟁사보다 속도가 낮게 나오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캐시서버 용량을 증설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 설령 접속속도 공개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망 이용대가를 요구하더라도 구글은 '국내에 설치된 캐시서버를 중단해 버리고
일본이나 홍콩에 설치된 캐시서버로 우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국내 통신사는 비싸고 품질은 떨어지는 국제 회선을 이용해야 하고, 이용자들은 구글의 막대한 트래픽으로
다른 인터넷서비스까지 모두 느려지는 상황에 직면한다.
결국 '이용자'를 볼모로 한 구글 측의 배짱 행보에 통신사들은 현재까지 구글의 무임승차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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