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전 "멋진 젠틀맨,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한국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Getting ready to leave for South Korea and meetings with President Moon, a fine gentleman)"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모든 것을 해결할 것(figure it all out)!"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트윗을 방일 일정 마지막 날 도쿄에서 작성했다.
이날 정오쯤 한국에 도착해 공항 환영행사를 마친 뒤 곧바로 경기도 평택의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로 향할 예정이다.
오후 2시쯤 청와대에 도착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게 된다. 공식 환영식에 이어 한·미 정상회담, 두 정상의 친교 산책, 공동기자회견 등이 잡혀 있다. ◇ 환영식서 '헤일 투 더 치프' 연주 청와대는 공식환영식에서 미국 대통령 공식 입·퇴장곡인 ‘헤일 투 더 치프(Hail to the Chief)’를 연주키로 했다.
통상 일반 행진곡을 연주하지만 25년만의 미국 대통령 국빈 방문을 기념하기 위한 ‘맞춤형 의전’이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외국 국가원수의 방한은 처음이다. 청와대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의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부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박3일 간의 일본 방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찰떡 공조’를 보여 줘 부담이 더해졌다. 청와대가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공식환영식과 만찬 등 청와대 경내 행사다. 보름 전부터 사전 리허설을 하며 준비했다.
공식환영식은 양국 정상 인사 교환, 도열병(전통 기수단) 통과, 양국 국가 연주, 의장대 사열, 환영 인사, 공식수행원과의 인사 교환 순으로 진행된다.
300명의 장병들로 이뤄진 의장대와 군악대가 투입될 예정이다. 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잠시 산책하며 우의를 다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한다.
이어 문화 공연을 포함한 국빈만찬에 참석한다. 의전의 ‘하이라이트’가 될 만찬 행사는 문 대통령 내외가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영빈관 1층에서 영접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양국 국가 연주, 양국 정상의 만찬사와 건배 제의, 만찬 및 공연 관람으로 이어진다.
만찬 공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익숙한 서양음악과 한국 전통음악, 케이팝(k-pop)이 모두 소개된다.
KBS 교향악단은 오스트리아 작곡가 프란프 폰 주페의 ‘경기병 서곡’ 등을 연주한다.
재즈 연주자 정재일씨와 국립창극단 소속 ‘국악신동’ 유태평양씨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통 민요 ‘비나리’를, 가수 박효신씨는 ‘야생화’를 부를 예정이다.
◇ 정상회담 관전포인트는 문 대통령 '개인기' 두 정상의 단독 회담은 지난 6월 워싱턴에서의 취임 첫 한미정상회담과 지난 9월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린 두번째 한미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대북 공조 의지를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북정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등 세부 현안에서는 갈등 요인이 적지 않다. 최대 관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이다. 현재 미국의 대외정책은 행정부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신념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외교수장인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의 발언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뒤집는 일까지 일어날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중에도 양국 외교 당국이 사전 조율한 의제를 무시하고 돌발 발언을 쏟아낼 가능성이 크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관전 포인트는 문 대통령의 ‘개인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잘 설득할 수 있다면 예상 밖의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6일 “문 대통령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편향된 인식을 얼마나 조정할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만남보다는 긴장된 분위기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2012년 말 집권하면서부터 미·일동맹 강화, 중국 견제, 군비 증강 등을 핵심으로 하는 군사대국화 노선을 추진해왔다.
이는 전체적인 미국 대외기조와도 부합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베 총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도 쉽게 ‘밀월’ 관계를 만들 수 있었다. 반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정책에서 다소 시각 차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초강경 대북 경고발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문 대통령은 북한에 도발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향후 남북관계를 고려해 대북 메시지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의 ‘미·중 균형외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3불(不) 원칙’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표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특성상 한·미 정상회담이 어떻게 보이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적극적 지지 발언을 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위대한 동맹’이라 언급한 바 있는데 이를 재차 강조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FTA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제기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기애애했던 일본 방문 중에도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에는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인상 문제도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부는 한국이 건설비 90% 이상을 부담한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하면 어느 정도 태도가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국회에서 연설한 후 오후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