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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스마트폰 한국서 유독 잘 팔리는 구조적 이유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80만원 이상 프리미엄폰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 등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소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것도 원인이지만,

이동통신사와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폰에 집중하는 마케팅 정책을 펴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대리점에 제공하는 리베이트를 고가 제품 판매 시 더 많이 책정해 프리미엄폰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도록 유도한다는 지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갤럭시A와 J 시리즈, Q 시리즈 같은 중·저가폰을 시장에 내놨지만, 판매는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실제 지난달 기준으로 프리미엄폰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8은 일 평균 1만2000대, 월 35만대가 판매됐고,

올 초 출시한 갤럭시 S8도 하루 평균 7000대, 월 20만대가 팔렸다. 반면 중·저가폰인 갤럭시 A5의 경우 갤럭시 노트8과 비교해 월 판매량이 20~30% 수준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통사와 제조사의 이해관계에 따른 마케팅 정책의 영향을 받는 부분도 크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이통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고가요금제를 유도하기 위해 프리미엄폰에 더 많은 리베이트를 얹어 대리점의 판촉을 독려하고 있다.

제조사 역시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위해 통신사에 더 많은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가 이통사에서 대리점에 지급하는 스마트폰 리베이트 금액을 확인한 결과 지난 6일 기준으로 갤럭시 S8과 갤럭시 노트8의 경우

대당 46만원이고, 갤럭시 A5는 40만원이다. 소비자에게 갤럭시 S8을 판매하면 갤럭시 A5를 파는 것보다 대리점에 6만원이 더 떨어진다.

당연히 대리점은 프리미엄폰 판매에 더 힘을 쏟고, 매장 디스플레이도 프리미엄폰 위주로 꾸린다. 대당 6만원이라는 금액이 커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10월 갤럭시 노트8과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대수 차가 약 24만5000대인 점을 고려하면,

리베이트 차액만 147억원으로 대리점 입장에서는 큰 돈이다. 여기에 갤럭시 S8이나 LG V30 같은 프리미엄폰 판매까지 더하면 금액은 더 늘어난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시기별 제조사와 통신사에서 전략적으로 판매하는 모델에 따라 정책이 다르다"며

"판매 대수가 많은 대리점에 지급액이 더 큰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고가 단말기 사용자가 고가 요금제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지만

1만~2만원 차이일 뿐"이라며 "제조사가 재고를 소진해야 할 제품 또는 전략적으로 팔고 싶은 제품에 따라 지원 금액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자는 "단말기별로 책정하는 지원 금액을 우리가 정하지는 않는다"며

"우리는 전체 마케팅 비용을 지급하고 단말기에 따라 금액을 책정하는 것은 통신사의 몫"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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