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은 가수 고(故) 김광석의 부인 서해순씨가 법적 대응에 나섰다.
서씨측 박훈 변호사는 12일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와 김씨의 친형 광복씨를 상대로 각각 3억원과 2억원의 무고죄 및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13일 12시 이전에 이상호 기자, 고발뉴스, 김광복 씨를 상대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영화상영 등 금지, 비방 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제출한다”며
“심각한 명예훼손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역시 전자 소송 형태로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가 밝힌 청구 금액은 이상호 기자에 3억, 김광복씨에 2억, 고발뉴스에 1억원으로 총 6억원이다.
그는 “재판 과정을 통해 금액을 상향 조정하겠다”고 전했다. 박 변호사는 또 “그 이외 악의적인 기사를 쏟아낸 언론사와 심한 명예훼손을 한 인터넷 논객, 블로그 운영자, 지속적으로 비방 댓글을 단 사람들,
일부 국회의원의 언행에 대해서도 검토 후 법적 대응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상호 기자는 소송을 기다린다는 말을 수도 한 바, 이상호 기자가 무슨 증거를 제출할지 매우 궁금하다”고 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 10일 서울경찰청이 서씨의 유기치사 및 사기 혐의에 대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 전부터 예견돼 있었다.
서씨는 경찰에 출석하며 여러차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었다. 경찰은 미성년자인 딸 김서연양을 급성폐렴에 걸리도록 하고,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유기치사)와
지적재산권 확인 소송에서 사망한 딸이 살아있는 것처럼 기망하여 2008년 10월 유리한 조정 합의 취득한 혐의(사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경찰은 서해순씨, 김양 사망 전 진료의사, 119 구급대원, 학부모 등 참고인 47명을 조사하고, 김양의 진료기록․보험내역, 서씨의 카드 사용 내역,
김양의 일기장․휴대폰, 관련 민사소송기록 등을 분석하며 수사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증거 불충분'이었다. 고 김광석의 딸 서연양은 2007년 12월 23일 ‘급성폐렴에 의한 병사’로 숨졌다. 당시 경찰의 부검 결과 사망 서연양 몸에서는
감기약 성분 외에 다른 약물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경찰은 “피의자는 딸의 유전질환 검사와 치료를 위해서 지속적으로 국내외 병원 진단을 받아왔다”며
“생활기록부 등 학교 기록과 교사, 학교 친구와 학부모 진술, 일기장, 휴대전화 문자 등으로 보아 피의자가 평소 딸을 방치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의 소견에 의하면 가정에서 감기와 폐렴 증상의 구별이 어려워 피의자가 급성폐렴을 예측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가부키 증후군의 경우 면역 기능 약해서 발열 등 뚜렷한 징후 없이 급격하게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인지기능 장애로
특별한 증상의 호소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서씨가 2008년 지적재산권 소송 당시 서연양의 죽음을 숨겼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경찰은 “당시 재판의 쟁점은 서연양의 생존 여부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재판의 쟁점은 1996년 김광석의 부친과 서해순 간 체결한 합의의 효력에 관한 것으로, 전체 소송기록 상 ‘김양 생존 여부’,
‘생존을 전제로 한 사항’이 재판과정에서 특별히 주장되거나 쟁점이 된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기자는 “김광석 부녀의 죽음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며 “김광석 의문사는 공소시효 만료라는 벽에 부딪혀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김광석의 친형 김씨도 “무혐의가 면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서씨가 딸의 죽음을 숨기고 그 대가로 저작권을 상속받아 광석이의 마음을 갈가리 찢어놓은 이윤성과 동거해온 점은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월 서연양의 사망 사실이 10여년 만에 알려지면서 서씨가 씨가 119 신고를 늦추는 등 딸을 사망토록 방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서씨가 김씨 사망 후 저작권 소송 과정에서 딸의 사망 사실을 김씨의 친가 측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됐다.
이에 김광석의 친형 김광복씨는 지난 9월 21일 서씨를 살해 등의 혐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