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 전범인 슬로보단 프랄략(72)이 징역 20년을 선고받자 법정에서 스스로 독극물을 마시고 사망했다. 2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랄략은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20년이 선고되자
“나는 전쟁범죄자가 아니다. 나는 당신들의 판단을 경멸하며, 선고를 거부한다”고 외쳤다. 그리고 작은 갈색병에 든 음료를 단번에 들이켰다. 프랄략은 음료를 마신 뒤 “이건 독약이다”라고 말했다. 이 장면은 그대로 TV 생중계됐다.
재판부는 재판을 일시 중단하고 급히 의료진을 호출했다. 프랄략은 곧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보스니아 크로아티아계군 사령관이었던 프랄략은 1990년대 보스니아 내전 당시 세르비아계 무슬림 주민들을 참혹하게 학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군 사령관이 되기 전 보스니아 전국의 극장에서 연극연출가로 일했다.
프랄략의 충격적인 마지막은 그가 과거에 연출했던 한 스릴러 연극의 장면과 거의 흡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제유고전범재판소는 지난 22일 보스니아 내전에서
‘인종청소’를 주도한 세르비아계 전범 라트코 믈라디치 전 세르비아계 군사령관에 대해 종신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