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재임 시절 부인을 위해 국정원 자금 약 10억 원을 빼돌려 서울 강남구에 있는 안가를 호화롭게 꾸민 정황을 포착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재임 시절인 2010년부터 약 1년 동안 서울 도곡동에 있는 국정원 소유의 안보전략연구원 건물 꼭대기 층에서는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됐다.
약 10억 원의 공사 비용을 들여 250평 넓이의 펜트하우스를 만들고 1층에서 펜트하우스로 바로 연결되는 전용 엘리베이터도 설치했다.
검찰은 최근 원 전 원장의 펜트하우스 공사 비용이 모두 특수활동비로 우선 현금 지급된 뒤 ‘해외공작비’로 회계 처리된 사실을 파악했다. 공사업체는 원 전 원장이 직접 골랐고, 공사 과정은 원 전 원장의 아내 이씨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펜트하우스는 원 전 원장 부인이 지인들과 모임을 갖는 사적 공간이었다”라는 관계자의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관계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원 전 원장이 강남구의 펜트하우스 전체를 주거용으로 꾸미는 데 거액을 쓴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 도곡동 안가가 이씨의 강한 요구로 마련됐다는 점 등을 미루어 이씨도 횡령 등 공범으로 입건해 수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원 전 원장이 10억 원을 들여 조성한 강남구 도곡동의 해당 펜트하우스는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가 시작된 이후인 2014년 철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