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이 가치 등락의 변곡점에 놓인다. 미국 중부시간으로 10일 오후 5시(한국시간 11일 오전 8시)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선물상품으로 상장된다. 최근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던 비트코인의 가치 변동성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 사상 첫 제도권 금융시장 거래는 어떻게 이뤄지나
비트코인의 CBOE 선물 상장은 시간외거래 형식으로 이뤄진다. CBOE의 주중 정규거래 시간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3시15분까지.
첫 거래는 현지시간으로 일요일인 10일 오후 5시부터 월요일 아침 장이 열리는 11일 오전 8시30분까지 15시간30분 동안 이어진다.
이 거래가 끝나면 곧바로 주중 정규거래에 돌입한다. CBOE는 비트코인의 선물 상장을 1시간을 앞두고 캐머론‧타일러 윙클보스 형제가 설립한 사설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의 거래가격을
상장가 기준으로 삼을 계획이다. 투기 과열을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1회 투자 한도를 5000BTC로 제안했다. BTC는 비트코인 1개를 말한다.
가치 변동성이 10% 이상이면 2분 동안, 20%를 초과하면 5분 동안 거래를 중단한다. 선물거래 개시증거금을 44%로 상행했다. 선물거래 개시증거금을 당초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35%보다 낮은 33%로 책정할 계획이었지만,
비트코인 가치가 요동치면서 지난 6일 11% 높여 발표했다. 다른 제도권 금융시장도 비트코인 거래를 준비하고 있다.
CME는 오는 18일부터 비트코인의 선물상품을 취급한다.
지난 4월 비트코인을 합법적 결제수단으로 인정한 일본에선 도쿄금융거래소가 파생상품 거래를 준비하고 있다. 2. 가상회폐를 금·석유처럼? 제도권 거래 전망 ‘안개 속’ CBOE의 비트코인 첫 장은 가상화폐가 금, 석유, 곡물처럼 현물로 취급할 가치를 가졌는지 가늠할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개장 이후 가치의 향방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동안 호환성을 충분하게 확보하지 못하고 변동성만 높인 비트코인에 갑작스럽게 개입된
안정성이 어떻게 작용할지를 놓고 금융 전문가들도 예상을 쉽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화폐나 상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호환성을 높이고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
문제는 하루에도 수백 달러씩 요동치는 비트코인의 가치 변동성에 있다.
가치 상승은 투자 동기를 부여해 사용자와 취급소를 늘려 호환성을 높이지만, 결국 변동성을 키우는 악재로도 작용한다.
이런 모순은 비트코인의 가장 심각한 위험요소로 꼽힌다. 한때 1만9300달러(약 2113만원)까지 치솟았던 1BTC는 11일 오전 2시(이하 한국시간) 현재
공공거래장부 블록체인(blockchain.info)에서 15093달러(약 165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경제채널 CNBC는 지난 9일 “비트코인 가치가 CBOE 거래 이후 더 심하게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 금융 전문가 다수의 의견”이라고 경고했다. 3. 그밖의 변수들 비트코인 채굴량이 한계치에 도달하고 있는 점은 앞으로 가치 등락에서 작지 않게 작용할 변수다.
블록체인이 지난 7일까지 집계한 비트코인 채굴량은 모두 1671만개. 한계치는 2100만개다. 80%가량이 이미 채굴돼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한 셈이다.
비트코인은 남은 429만개를 모두 채굴할 때까지 가치가 상승할 수 있지만, 한계치에 도달한 뒤부터
호환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우려했던 ‘버블 붕괴’를 실현할 수 있다. 일부 ‘큰손’이 비트코인 총량의 절반 가까이를 보유한 점 역시 변수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7일 “비트코인 총량의 40%가 ‘고래(whale)’라고 불리는 1000여명의 손에 있다.
이들이 시세를 조종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보유량의 일부만 팔아도 가치는 곤두박질칠 수 있다는 얘기다.
CBOE와 같은 제도권 금융시장이 이들의 ‘작전’을 얼마나 방어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