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음악플랫폼 '밀크'를 삼성뮤직으로 통합한 이후 이를 전면 유료화했다.
밀크의 무료 음원서비스인 '라디오'를 즐겨 이용했던 이용자들은 밀크의 일방적인 서비스 중단과 사전 공지도 없는 유료화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음악플랫폼 밀크를 삼성뮤직으로 통합하면서 이를 유료로 전환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삼성뮤직은 본래 스마트폰 단말기에 포함돼 있는 기본 음악재생 기능이었다.
삼성을 이 기능에 밀크의 '라디오' 기능을 통합하고 스토어 기능을 추가해 통합 음악플랫폼으로 개편했다.
각종 음원을 다운로드 받거나 스트리밍으로 들을 수 있으며 밀크에서 제공하던 라디오를 통해 카테고리 별로 무료 음악청취도 가능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지난 12월 1일부터 라디오의 무료 음악청취를 월 200곡으로 제한했다.
무료 이용 곡 수를 다 소진하면 1분 미리듣기로 자동 전환한다. 이 과정에서 무료 이용이 끝나 미리듣기로 전환한다는 안내나 팝업은 뜨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측은 밀크 서비스 종료에 대한 공지는 수차례 띄웠고, 서비스 종료 시점인 11월 말에는
더는 밀크가 단말기에서 실행되지 않도록 했지만, 정작 이를 삼성뮤직으로 전환한 이후엔 유료화한다는 사실은 따로 알리지 않았다.
해당 정보를 알려면 삼성뮤직의 별도 설정으로 들어가야 정보 파악이 가능하다. 이마저도 일반 이용자가 쉽게 찾기는 어렵다. 이용자들은 구글플레이와 삼성 갤럭시앱 스토어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대다수 이용자는 무료이용 200곡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음악을 듣다가 뚝뚝 끊기고 다음 곡으로 자꾸 넘어간다'던가 '음악이 자꾸 끊긴다'는 불만이 다수를 이뤘다.
일부 이용자는 무료 이용에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용자 백 모 씨는 "라디오 200곡 제한은 왜 했는지. 이전에 밀크 시절엔 무제한이라 잘 썼는데
이젠 200곡 제한 때문에 잘 쓰게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송 모 씨도 "기존 밀크에서 라디오 듣기는 무제한이었는데, 삼성뮤직으로 바뀌면서 수익을 위해 바뀐 것인지 궁금하다"는 의견 등을 올렸다. 삼성전자 측은 "밀크를 삼성뮤직으로 통합하면서 라디오와 스토어 기능을 추가했지만 무료 음원은 200곡까지만 제공된다"고 밝혔다.
미리 공지를 띄우지 않은 것에 대해선 "밀크 종료시 수차례 반복적으로 공지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밀크 종료 시점에 나온 공지는 삼성뮤직 통합과 유료 전환이 아니라 밀크 서비스가 중단된다는 내용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용자들은 다운로드받은 음악을 청취하는 단순 재생기능만 이용하는데도 광고가 나온다는 점에도 불만을 제기한다.
이용자 강 모 씨는 "내가 돈내고 다운로드 한 음원을 듣는데 왜 내 데이터를 가져갑니까"라며 강한 불만을 표현했다.
혓녹**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이용자는 "삼성은 소프트웨어 쪽은 '똥손'인듯. 라디오가 그 라디오가 아니잖아"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삼성 측은 "현재 무제한 전곡듣기와 무제한 다운로드 이용권을 3개월 동안 월 9900원에서
월 2900원으로 할인하는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저렴하게 음원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처음 밀크를 통해 무료 음원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을 때
과연 얼마나 무료로 서비스할 수 있을지 업계에서는 우려가 많았다"면서
"음원 콘텐츠 저작권 보호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이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오히려 3년(밀크를 서비스 한 기간)도 오래 버틴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다만 유료서비스와 데이터 이용에 대한 부분은 소비자가 제대로 인지할 수 있도록 공지를 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을 어물쩍 넘어가고 제대로 안내하지 않는 것은 삼성답지 못한 일"이라며
"이용자들도 이미 유료 음원 서비스에 익숙해 있고 좋은 서비스는 충분히 비용을 내고 사용할 준비가 돼 있는데,
삼성이 제대로 된 공지 없이 슬그머니 유료화를 한 부분에 대해 더욱 불만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