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에 빛난 살신성인…광교 화재서 동료 먼저 구하고 하늘로 간 청춘
- wikipress1028
- 2017년 1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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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발생한 광교신도시 오피스텔 신축 공사현장 화재로 숨진 이모(29)씨.
하청업체 관리직인 이씨는 화재 당시 공사현장 지하 1층의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얼마든지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씨는 동료 근로자들을 먼저 대피시키고 뒤늦게 빠져나오다 변을 당했다. 검은 연기가 사무실을 덮치자 이씨는 “불이 났다”고 크게 외쳤다.
사무실에 있던 동료들을 먼저 대피시킨 뒤 지하 2~3층에서 빠져나가는 근로자들을 지상으로 안내했다. 정작 본은 가장 늦게 건물 밖으로 향했다.
이씨 덕분에 무사히 빠져나온 한 근로자는 “누군가가 사람들을 건물 밖으로 유도하면서 대피시켰다”며
“상황이 너무 급해 그 사람이 빠져나온 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당시 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는 모두 121명. 출동한 소방당국은 건물 안에 고립된 10명을 포함해 120명을 모두 확인했지만 한동안 이씨만을 찾지 못했다.
초기 진화를 마치고 건물 내부 수색에 나선 뒤에야 지상 1층에서 숨져 있는 이씨를 발견했다. 소방 관계자는 “이씨는 건물을 빠져나오다 연기에 의식을 잃고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씨의 한 동료는 “일이면 일, 인성이면 인성 정말이지 말이 필요 없는 친구였다”며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4~5년 동안 힘든 일에도 불평, 불만 없이 성실했던 모범 직원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날 오후 2시46분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도시의 한 오피스텔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한 사람은 이씨밖에 없었다.
다른 근로자 12명은 연기를 들이마셔 인근 아주대병원과 동탄 한림대병원, 성빈센트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
장모(55·소방위)씨와 김모(34·소방교)씨 등 소방관 2명은 얼굴과 양손에 1∼2도 화상을 입었다. 불이 나자 소방 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 8개 소방서에서 장비 64대와 인력 120여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고 화재는 3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목격자 등에 따르면 화재는 건설현장의 지하 2층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이 산소 절단기로 가설치했던 철골 구조물을 해체하는 작업 도중
옆에 쌓아놨던 단열재 등에 옮겨붙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근거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가 난 공사현장은 SK건설이 지하 5층, 지상 41층 규모로 2개동의 오피스텔과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설 건물을 짓고 있는 곳이다.
SK건설은 “화재 사고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 부상자 및 가족 여러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시공사로서 책임을 지고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는 데에도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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