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줄기에서 열매가 자라는 열대과일 '자보티카바'의 구조를 모사한 늘어나는 배터리를 개발했다. UNIST(총장 정무영)는 박수진·서관용·김소연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이 늘어나는 배터리에 쓰일 새로운 고분자 복합체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웨어러블 기기에 사용하기 위해 배터리를 잡아당기면 전도성 물질 간의 연결이 끊어져 전기 전도성이 낮아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브라질포도로 불리는 자보티카바의 구조를 모사한 새로운 고분자 복합체를 만들었다.
이 물질은 원기둥 모양의 '탄소나노튜브'와 열매 모양의 '카본블랙'을 고분자와 함께 섞어 만든다.
완성된 모습은 탄소나노튜브 줄기에 카본블랙 열매가 달라붙은 형태로 자보티카바와 비슷하다.
이 고분자 복합체를 잡아당기면 카본블랙이 탄소나노튜브의 연결이 끊어진 부분을 연결해 전기 전도성을 유지한다. 연구진은 이 고분자 복합체를 전극에서 진지를 모아 양극재와 음극재로 전달하는 집전체로 사용해 물 기반 전해질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들었다.
물 기반의 전해질로 늘어나는 배터리를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물 기반 전해질은 기존 유기물 기반 전해질에 비해 안정성이 우수해 길게 늘려도 폭발 위험이 적다. 박수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유연·신축성 이차 전지의 큰 흐름을 바꾼 것"이라며
"수계 전해질 기반으로 고신축성·고안정성·고출력 특성을 갖는 이차전지 개발의 가능성을 보인 만큼
앞으로 웨어러블 에너지 저장장치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