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 녹인 따뜻한 행정- 서울 최저 기온이 13도까지 급강하하는 등 올 겨울 들어서 최강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11일,
시민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칭칭 싸매보지만 살을 에는 추위에 저절로 어깨가 움츠려 든다.
전국이 강추위와 폭설로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도심 곳곳의 버스정류장에 온기텐트가 설치돼 시민들이 추위를 피하고 있다.
‘온기텐트’란 주민들이 횡단보도 교통신호나 버스승차 대기 시 매서운 바람과 추위를 피해 잠시 쉬어가도록 마련된 임시 가림막을 말한다.
지난여름 각 지자체에서 건널목이나 버스정류장에 설치한 그늘막에 이은 온기텐트가 기습한파에 놀란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14년 ‘동장군 대피소’란 이름으로 관악구에서 처음 등장한 온기텐트는 올 겨울 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지자
서울에 이어 전국의 지자체에서도 앞 다투어 ‘온기쉼터’를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지역마다 온기텐트에 붙인 이름도 톡톡 개성이 넘친다.
서리풀 이글루(서초구), 온기누리소(성동구), 바람막이 쉼터(광진구), 온기충전소(양천구), 온기통(중구), 추위녹이소(도봉구),
따스안(은평구), 동장군 대피소(관악구), 온기종기(‘온기종기(溫氣綜氣·성북구), ‘훈훈온두막’(금천구) 등으로 불린다.
11일 아침 광진구청 버스정류장 온기텐트 안에서 칼바람을 피해 버스를 기다리던 직장인 김한결씨(38)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너무 추웠는데 온기텐트 속에 있으니 한결 따뜻하고 좋다.”면서 “잠시지만 이웃들과 이야기도 나누었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온기텐트’는 조립식 텐트로 방한 천막과 투명 비닐 혹은 투명아크릴을 사용하여 만들었다.
투명한 비닐이 창문 역할을 하여 쉼터에서 기다리면서 신호등과 버스를 놓치지 않게 밖을 볼 수 있다.
크기는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약 1.3∼1.5평 정도로 대략 성인 15명 정도가 머물 수 있다.
설치장소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가운데 버스정류장 승차인원, 보도폭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
서대문구는 별도의 텐트를 설치하지 않고 기존 버스정류장 설치물에 투명아크릴로 바람막이를 했다.
구리시는 공간이 좁아 온기텐트 설치가 어려운 곳은 발열의자를 시범 제작해 주민들의 추위를 녹이고 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서초구는 지방재정개혁포상금으로 온기텐트를 준비했다.
차가운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작은 쉼터가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행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각 지자체는 2월 말이나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3월 중순까지 온기텐트를 운영할 예정이다.
시민들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준 온기텐트는 정비 후 여름에는 더위와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