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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드는 유전병’을 가정폭력으로 착각… 5개월간 생이별한 가족


영국에 거주하는 지나 호드킨슨(25)은 2016년 7월 테디라는 이름의 남자아이를 낳았다. 출산 과정에서 아기의 얼굴에 멍 자국이 생겼고, 몇 주간 사라지지 않았다. 아기의 몸무게를 재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 지나는 약 한시간 뒤 두 명의 사회 복지사와 7명의 경찰관을 마주하게 됐다. 경찰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지나는 잠 든 테디를 안고 소파에 앉아있었다. 멍든 아기의 얼굴을 본 경찰은 지나를 신체상해죄로 체포했다.

그 후로 부부는 두 아이(테디와 아멜리아)와 격리됐고, 일주일에 한번 1시간 동안 엄격한 관리 감독 하에 만날 수 있었다.

조카를 비롯한 16세 이하의 아이들과의 접촉도 불가했다. 지나는 자신과 어머니 모두 엘러드-단로스 증후군(EDS)을 지니고 있다며 테디 역시 EDS 보유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EDS는 작은 압력으로 쉽게 멍이 들고, 피가 잘 응고되지 않는 희귀 유전성 질환이다.

하지만 법원은 확실한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속 부모와 아이들을 격리 조치했다. 4개월간의 조사 끝에 테디의 뺨에 있던 멍은 EDS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서리 주 검찰은 기소를 철회하지 않았고 부부는 검찰에 맞서 한 달 간 재판까지 받아야 했다. 그렇게 지난해 1월 말, 부부는 다시 두 아이를 만날 수 있었다.

영국 일간 메트로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이들의 사연을 보도했다. 지나는 메트로에 “잘못한 게 없는데도 아이들과 격리됐다”며

“딸 아멜리아는 다시 엄마와 떨어지게 될까 봐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또 “아이들이 성장할 나이에 5개월이라는 시간을 잃었다”라며 “되돌릴 수 없는 5개월”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테디가 EDS를 보유한 5000명의 아기 중 한 명으로,

영국에서만 최대 250쌍의 부부가 EDS를 지닌 아이를 뒀음에도 가정폭력으로 간주돼 잘못 기소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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