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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식 판사 “법리는 고민 사안 아니었다… 어느 기업인이 대통령 요구 거절했겠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3부 정형식 판사가 재판 후 입장을 내놨다.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며 이 부회장을 석방한 정 판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법리(法理)는 양보할 수 없는

명확한 영역이었고 고민할 사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7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최근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상황에 대해 “알고 있다.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 생각이 정리되면 판결에 대해 담담히 얘기할 수 있을 때가 올 것이라 믿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1심 재판부는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의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묵시적 청탁을 뇌물의 전제가 되는 중요한 잣대였다.

하지만 항소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자연히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없었다고 봤고, 1심에서 인정됐던 뇌물의 상당 부분이 무죄로 뒤집혔다. 정 판사는 이번 판결이 그의 정치적 성향에 의한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그동안 정치 성향이나 여론을 보고 재판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후에 판결문이 말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부회장에 대한 석방 여부는 고민했다고 밝혔다. 정 판사는 “여론의 비난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결정은 실형을 유지하는 것이었지만,

사건의 성격을 고려해 고민 끝에 석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유착이 아닌,

박 전 대통령의 압박에 의한 ‘요구형 뇌물’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어느 기업인이 대통령 요구를 거절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 판사에 대한 비난 여론은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형식 판사에 대해서 이 판결과 그동안 판결에 대한 특별감사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 이틀도 안 된 이날 오전 7시 현재 추천 수 15만건을 돌파했다. 서울고법 정문에 ‘개 사료’를 뿌리는 사람도 있었다. ‘둥글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시민운동가 박성수씨는 6일 오후

페이스북에 ‘이재용 풀어준 판사 개 사료형 집행’이라는 글과 함께 법원에 개 사료를 뿌리는 사진을 올렸다.

그는 “이재용을 풀어준 재판부는 살인 강도보다 더 악질적”이라며 “이재용이 제공한 것이 뇌물이 아니고,

청탁이 아니면 도대체 이 세상에 처벌받을 사람이 누가 있는가. 유죄를 무죄로 만들기 위한 눈물 나는 노력이 애처롭기까지 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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