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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침하게 와서… ‘턱과 미소’ 보이고… 웃으며 돌아간 김여정


북한의 ‘김씨 일가’ 중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11일 북한으로 돌아갔다.

김여정은 이날 저녁 서울 국립극장에서 열린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을 끝으로 2박3일간 방남 일정을 마무리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김여정은 9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고위급 대표단과 함께 ‘김정은 전용기’를 타고 인청공항에 도착했다.

방남 첫날, 인천공항 귀빈실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환담을 나눈 김여정은

낯선 환경에 긴장했는지 연신 표정을 가다듬으며 새침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어느 정도 긴장이 풀린 듯 옅은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9일 오후 8시부터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에 개최국 대통령으로서 개회 선포를 위해 참석했다.

김여정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문 대통령의 뒷줄에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귀빈석에 들어서서 주요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다 김여정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문 대통령이 서 있던 곳보다 한 계단 윗줄에 서 있던 김여정은 미소를 띠며 문 대통령이 내민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눴다.

두 사람은 한참 동안 대화도 했다. 무슨 얘기를 했는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외신은 이를 ‘역사적 악수’라고 보도했다. 주요 외신들은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대표단)이 올림픽 개막식에서 역사적인 악수를 했다”며

“역사적인 순간이었고 이는 심지어 올림픽이 공식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방남 이틀째인 10일 김여정은 다시 긴장된 표정으로 취재진과 만났다. 그는 청와대 본관에서 문 대통령과 접견 및 오찬을 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김여정은 문 대통령을 기다리면서 긴장했는지 목을 돌리고 얼굴을 풀며 표정을 가다듬었다.

그가 갖고 온 파란색 파일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라는 글귀와 함께 국가 상징 로고가 새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친서를 전달한 뒤 김여정은 다시 미소를 찾았다. 이날 오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위스팀의 경기를 관전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김영남 상임위원장 등이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김여정은 남북 단일팀의 경기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특히 문 대통령과 바흐 위원장의 대화에 관심을 가지며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바라보는 모습도 보였다.

환송 만찬은 서울 반얀트리 호텔에서 오후 5시20분부터 진행됐다. 임종석 실장은 “정말 편하게 밥 먹는 자리”라고 분위기를 잡으며 김여정 특사에게 건배사를 청했다.

김여정은 이날 오후 7시 문 대통령과 함께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하며 방남 일정을 마무리했다. 삼지연 관현악단 이날 무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소녀시대 서현이 깜짝 등장해 남북 합동공연을 펼쳤다. 문 대통령은 김여정의 바로 왼편에 앉아 1시간40분간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을 함께 관람했다.

문 대통령 부부와 북한 대표단은 객석에서 함께 박수를 치고 손을 흔드는 등 부쩍 가까워진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공연 직전 북한 대표단과 만나 “우리가 만난 것이 소중하다. 이 만남의 불씨를 키워서 횃불이 될 수 있도록 남북이 협력하자”고 말했다. 김여정은 공연이 끝난 뒤 김정숙 여사에게 “늘 건강하세요. 문 대통령과 꼭 평양을 찾아오세요”라고 당부했다. 김여정은 공연 관람을 끝으로 2박3일간의 방남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날 오후 10시24분쯤 전용기를 타고 북한으로 돌아갔다. 김정은과 직접 대화할 수 있고, 사적인 대화도 나누는 등 감정적인 교감이 가능한 김여정이 방남 일정을 성공리에 끝낸 것을 두고

경색된 남북관계가 화해 무드를 만들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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