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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유리 150배 충격에도 끄떡없는 `스켈레톤 헬멧`, 첨단 신소재가…


동계올림픽 출전 선수들의 숙제는 '마찰력'을 이겨내는 것이다. 이들은 맨몸으로 최대 시속 100㎞ 이상의 속도에 맞선다.

대부분 종목에서 선수를 보호하는 장비는 머리에 쓴 헬멧이 전부다. 이들에게 헬멧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종목별 특징은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종목과 관계없이 가볍고 튼튼해야 한다. 헬멧 제작업체들은 소재와 제작방법을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 윤성빈 선수가 지난 16일 스켈레톤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차 50초 02로, 총합계 3분 20초 55의 기록. 마지막 기록은 지난해 3월 올림픽 시험 이벤트 기간에

이곳에서 세운 트랙 기록(50초64)을 무려 0.62초나 앞당긴 것이다. 0.01초로 승부가 갈리기도 하는 스켈레톤에서 어마어마한 숫자다. 엎드려 경기하는 스켈레톤의 헬멧은 턱 보호 기능이 있는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를 사용한다.

폴리카보네이트는 강화 유리의 약 150배 이상의 충격도를 지니면서도 유연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윤 선수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아이언맨 헬멧에는 항공기·우주선 제작에 활용되는 탄소섬유 성형재료,

총알이 뚫지 못해 방탄용 소재로 사용되는 아라미드 섬유가 포함됐다. 루지, 봅슬레이 등 썰매 종목 참가 선수들 역시 헬멧을 착용한다. 썰매 종목 헬멧은 머리의 좌우 움직임을 고려하지 않고,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루지에 사용되는 헬멧은 뒷면이 튀어나와 있다. 엎드려 타는 스켈레톤과 달리 루지는 누워 타기에 선수 시야를 편안하게 확보하게 하려는 이유다.

탈부착 투명 덮개가 턱밑까지 내려오는 것도 특징이다. 썰매 안에 선수가 탑승하는 봅슬레이 헬멧은 모터사이클 선수의 헬멧과 유사하다.

맨 앞 드라이버 눈 쪽에만 시야 확보를 위한 투명 덮개가 적용된다. 뒤에 타는 선수들은 투명 덮개를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

나머지 선수들은 경기 중 고개를 파묻고 있어서 앞을 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른 종목에서 착용하는 헬멧들도 조금씩 특징이 있다. 알파인 스키용 헬멧은 머리는 감싸고 얼굴은 드러난다.

머리를 보호하되 가볍게 만드는 기술이 핵심이다. 가볍고 단단한 강화플라스틱의 일종이자 자동차 등에 주로 사용되는 ABS수지가 주재료로 쓰인다.

세 겹의 ABS수지로 만든 헬멧은 가볍고, 쇠망치로 쳐도 부서지지 않을 만큼의 단단함을 자랑한다. 더 많이 움직여야 하는 스노보드, 프리스타일스키 헬멧은 공기 저항보다는 충격에 집중한다. 헬멧은 머리만 보호한다.

헬멧 착용만으로도 부상 위험성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설상 종목 중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등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비니 형태 또는 머리띠 형태의 모자를 쓴다. 착용 목적은 방한이다. 실내에서 펼치는 빙상 종목 출전 선수들도 헬멧을 쓴다. 쇼트트랙은 경기 중 선수들끼리 충돌이 벌어지거나 넘어질 가능성이 높아 헬멧을 써야 한다.

얼굴은 덮지 않고 머리만 보호하는 형태다. 스피드스케이팅은 부딪힐 가능성이 적고, 속도가 중요해 헬멧을 쓰지 않는다.

대신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니폼 상의에 모자가 달린 형태를 착용한다.

아이스하키는 1.5m의 하키 스틱과 시속 180㎞를 넘나드는 퍽이 상처를 입힐 수 있어 헬멧 관련 규정이 엄격하다.

강철보다 5배 이상 강하다는 케블라 섬유로 제작되고 골리(골키퍼)의 헬멧에는 치아 보호를 위한 철망도 설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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