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분위기 속에 세 사람이 등장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대표팀인 김보름·박지우·노선영이다. 21일 순위결정전에 앞서 등장한 이들은 준준결승 때와는 다르게 간간히 서로 대화를 나눴다.
함께 백철기 감독의 작전 지시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관중들만큼은 이들을 환영하지 않았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보름과 박지우에 대한 여론은 싸늘했다.
경기 직전 전광판에 태극기가 나오고 장내 아나운서의 선수 소개가 이어졌을 때다.
가장 먼저 이름이 불린 김보름에 이어 박지우가 소개되자 관중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우렁찬 박수와 함께 환호를 보내던 평소와는 달랐다. 마지막으로 노선영의 이름이 불리자 관중들의 함성은 커졌다.
이같은 관중들의 반응은 경기 시작 전부터 예고됐다. 노선영은 이날 가장 먼저 경기장에 나타나 몸을 풀었다.
이때 관중석에서는 “노선영 파이팅” “노선영 힘내라” 등의 말이 터져 나왔다.
반면 같은 시간 김보름과 박지우의 선수자격 박탈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50만명 돌파를 향해가고 있었다.
경기 전 선수들 사이에서 느껴진 거리감도 한몫했다. 김보름과 노선영은 서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으나 긴 대화는 아니었다. 표정도 대체로 굳어 있었다.
연습이 끝난 후에도 경기 운영에 대한 상의는 하지 않았다. 함께 등장한 박승희가 분위기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 듯 보였으나 이미 닫힌 마음의 벽은 높아 보였다. 이날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치러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7~8위 전에서 우리나라는 폴란드와 맞붙어 3분3초11을 기록해 8위를 확정했다.
준준결승 때와는 다르게 후방 주자가 서로를 밀어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소 늦은 주행이었지만 서로의 간격을 크게 벌리지 않고 결승선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