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에게 고개를 숙이고 악수했다는 가짜뉴스가 SNS통해 확산되고 있다.
김영철은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배후로 지목된 인물로 그의 방남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경의선 육로를 점거하고
육탄저지에 나섰고 천안함 유족도 거세게 반발했다.
SNS에 사진을 올린 게시자는 그런 김영철에게 문 대통령이 고개를 숙였다며 비아냥을 쏟아냈다. 또 한 웹툰작가는 이 게시물을 만평의 소재로 활용했다. 가짜뉴스를 담은 게시물은 지난 25일 SNS에 처음 올라왔다.
김영철 일행이 방남 첫날인 이날 숙소인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 도착 장면을 찍은 사진을 이용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게시자는 승용차에서 내린 김영철에게 남성이 고개 숙여 정중하게 인사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이럴 바에야 차라리 문재인이 아니라 김영철을 대통령이라 하는 게 낫겠다.
이런...”라는 글을 적었다. 김영철을 깎듯하게 영접하는 인물이 문 대통령이라는 뉘양스다. 이 사진은 뉴스통신사 뉴스1 기자가 이날 찍은 것으로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선전부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25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 도착해 남측 환영인사와 악수하고 있다”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설명대로라면 김영철과 악수한 사람은 남측 환영인사이다. 그런데도 게시자는 남측 인사가 문 대통령인 것처럼 적었다. 이 가짜뉴스 게시물은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업그레이드 됐다. 김영철과 영접 나온 남측 인사에게 이름표가 붙었다.
다음날인 26일 공유된 게시물에는 남측 인사에 ‘문재인’이라는 설명이 달렸다. 고개 숙여 악수하는 인물이 문 대통령이라고 특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 아무래도 수상함”이라며 “고개 90도로 숙이고 악수하는데 감히? 얼굴이나 봤겠습니까?...ㅉㅉㅉ”이라고 썼다. 이 게시물이 확산되자 네티즌들은 통일부에 남성의 정체를 확인하고 나섰다.
한 네티즌은 “김영철 워커힐 도착시 남측 환영인사는 누구인가요?”라고 물었고 통일부 관계자는 “호텔측 관계자입니다”라고 답했다.
통일부의 설명대로라면 정부 인사가 아닌 호텔 측 관계자가 김영철을 영접한 것이다. 하지만 이 사진은 만평으로 재구성돼 확산되고 있다. 웹툰 작가 윤서인씨는 27일 페이스북에
“시사만화 그리기 시작한 이래 가장 분노하면서 그린 컷”이라는 글과 함께 ‘미디어펜’에 연재하고 있는 만평을 공유했다. 만평에는 사진 속 김영철과 고개 숙여 악수하는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지켜보고 있다’는 제목처럼 이 장면을 천안함 용사들이 바라보고 있다. 윤씨는 “고개라도 좀 숙이지 않았으면”하고 평했다. 만평이 논란이 되자 윤씨는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대통령을 그리는 거였으면 안경을 그렸을거 아니냐”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워커힐 호텔에 가서 김영철을 만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하며 “SNS에 퍼지는 가짜뉴스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