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엘시티 추락 사고를 직접 목격한 생존자의 진술이 나왔다. 해운대 경찰서는 사고 당시 1호기에서 안전밸트를 매고 있던 생존자 A씨와 57층에서 유압기를 조정하면서
사고로 머리를 다친 부상자 B씨로부터 진술을 확보했다고 3일 밝혔다. 사고 당시 1호기와 2호기를 동시에 밟고 있었던 A씨는 안전벨트를 1호기에 걸고 있던 터라 2호기 추락 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A씨는 “거의 20㎝를 남겨 놓은 상태에서 잠시 쉬려고 했고 (유압기로 구조물을) 올리고 나서 (고정장치에 걸려고) 내리는 순간 그대로 추락했다”고 진술했다.
구조물이 안전을 확보하려고 멈춘 순간 아래로 추락했다는 설명이다. 머리를 다친 부상자 B씨는 1층이 아닌 57층에서 유압기를 조정하면서 추락하는 SWC로 인해 유압호스에 이끌려 난간 기둥에 부딪혀 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구조물 고정장치가 구조물을 잡아주지 못하면서 추락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길이 4.4m, 높이 10m, 폭 1.2m 크기 사각형 박스 형태의 안전작업발판 구조물은 4개의 고정장치에 의해 지탱하도록 설계됐다.
유압장치로 구조물을 50㎝ 밀어 올리면 건물 외벽 3개 층에 걸쳐 설치된 고정장치 6개 중 4개가 자동으로 구조물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6명이 1팀을 이뤄 구조물을 50㎝씩 이동시켜 높이 3.2m인 한 개 층을 올리는 작업을 마치면 다음 구조물을 같은 방법으로 올린다. 추락 사고는 당시 2번 구조물의 고정장치 4개가 구조물을 잡아주지 못하면서 발생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으로 현장 감식작업을 벌여 고정장치가 끊어졌는지, 빠졌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최해영 해운대경찰서 형사과장은 “건물 외벽에 층마다 길이 40㎝ 크기의 앵커(콘)가 박혀 있고 이곳에 역삼각형 모양의 슈브라켓과 볼트가
들어가 안전작업발판 구조물을 지지하는 구조”라며 “슈브라켓 4개 모두 이탈해 바닥으로 떨어졌고
앵커와 주변 콘크리트까지 붙은 채로 발견된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고정된 앵커가 탈락했다면 부품 결함으로 볼 수 있고
고정장치 전체가 통째로 빠졌다면 앵커를 시공할 때 부실이 있었다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운대경찰서는 공사현장 관계자로부터 55층 외벽 마감작업 이전에 외벽에 앵커를 설치하지 않고
건물 콘크리트를 양생 작업을 했다가 뒤늦게 드릴로 구멍을 뚫어 앵커를 심는 사례도 여러 번 있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경찰은 “55층 건물 외벽에 설치된 앵커가 건물 콘크리트 양생 작업 이후에 구멍을 뚫은 것인지는 확인 중에 있다”며
“고층건물 외벽작업 공법상 구멍을 뚫어 앵커를 심는 것이 안전성에 어떤 영향이 미치는 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