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나도 좀 데려가요” 자신을 찾아온 취재진에게도 말을 거의 하지 않았던 쟈니윤(윤종승·81)은 “저희 내일 한국 가요”란 말에 이같이 답했다.
더듬거리지만 분명한 음성이었다. 치매에 걸려 미국 LA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는 그에게 1960년대부터 따라붙었던 ‘최고의 코미디언’이란 수식어는 너무 어색했다. 그는 한국이 그립다고 말한 뒤 한동안 취재진을 바라봤다. “한국에 가고 싶으세요?”란 질문에는 눈을 지그시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TV조선 ‘탐사보도 세븐’은 21일 ‘우리가 외면한 원로스타들’이란 주제로 현재 활동하지 않는 스타들의 근황을 전했다.
지난해 12월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치매 소식이 알려졌던 쟈니윤도 다시 출연했다.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스스로 움직이며 인터뷰까지 했던 그는 휠체어에서 일어나기도 버거운 상태였다.
그와 같은 병원에 입원한 동료들은 “쟈니윤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모든 걸 내려놨다. 누구랑도 이야기를 안 한다”고 했다. 쟈니윤을 찾아오는 건 그의 남동생 윤종무(80)씨 뿐이다. 윤씨에 따르면 쟈니윤은 재산을 모두 잃은 뒤 삶의 끈을 놓았다.
숨진 뒤에는 시신을 국가에 기증할 계획이라고 한다. 윤씨는 “형이 360도로 돌아가 애가 됐다”며 “애가 된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쟈니윤은 “출연했던 프로그램 중 어느 것이 가장 기억에 남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언가 말하려는 듯 인상을 찌푸리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쟈니윤은 뇌출혈로 두 차례 쓰러진 뒤 치매 판정을 받았다. 미국 시민권자인 그는 연금을 받아 요양병원에서 지내고 있다고 한다.
그의 측근 임태랑 LA민주평통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미주 중앙일보에 “쟈니윤이 병실에서 거의 대부분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한국에 알려진 것과 달리 미국 내 부동산이나 자산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1962년 해군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건너간 쟈니윤은 동양인 최초로 자니 카슨의 ‘투나잇쇼’에 발탁됐다.
이 프로그램에 34번이나 출연하며 재치있는 입담으로 미국 전역을 사로잡았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1989년 ‘자니윤쇼’를 진행하며 토크쇼 MC로 큰 인기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