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앞으로 자주 만나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핵을 안고 어렵게 살겠냐”고 했다.
군사적 대결보다 평화와 교류를 통하는 방법이 더 쉽고 편안한 길이라는 뜻이었다.
‘핵’에 대한 김 위원장의 속마음은 처음부터 일관됐던 걸까. 김 위원장과 개인적 친분을 쌓은 인물들의 과거 발언을 다시 살펴봤다. “전쟁할 생각은 없다. 울컥해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김정일 요리사’로 알려진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는 2016년 4월 12일부터 23일까지 북한을 방문한 뒤 돌아와 이렇게 말했다.
후지모토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10년 이상 일했으며, 유소년 시절 김 위원장의 ‘놀이 친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후지모토는 방북 당시 김 위원장과 그의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 최룡해 당 비서(현 중앙위 부위원장)와 3시간에 걸쳐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적포도주로 건배한 뒤 후지모토에게
“일본은 현재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고 있나”라고 물었다. 후지모토가 “최악입니다”라고 하자 김 위원장은 “그런가”라고 담담히 말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 관계는 여전히 험악하지만 전쟁할 마음은 없다”며 “이 발언을 공개해도 상관없다”고 했다.
이어 “외교 쪽 인간들이 미국과 접근하면 (미국 측이) 무리한 난제를 들이대는 바람에 울컥해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털어놨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언제든 와도 좋다. 곤란한 일이 있으면 말해 달라”며 후지모토를 배려하기도 했다.
후지모토는 현지 인터뷰에서 “나에게 일본 정부와 북한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주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전직 프로농구 선수인 데니스 로드먼은 김 위원장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미국인이다.
2013년 2월 처음 평양을 찾았고 그 해 9월과 12월, 이듬해 1월, 그리고 지난해 6월까지 모두 다섯 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로드먼은 2013년 첫 방북 후 미국 ABC방송에 출연해 “김정은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 가지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김정은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정은이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사회자가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했느냐’고 묻자 로드먼은 “아니오”라고 답했다. 2017년 6월 영국 ITV 프로그램과 화상 인터뷰에서도 로드먼은 김 위원장을 “다른 이들과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당시 로드먼은 ‘김정은이 위험한 인물이라고 생각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를 두둔할 생각이 없다”고 전제한 뒤
“많은 사람이 그의 조부(김일성)가 부친(김정일)보다 나쁘다고 하고, 부친은 그(김정은)보다 나쁘다고 한다.
전 세계 사람들이 행복한 환경을 가질 수 있도록 희망을 품어야 한다. 특히 미국에서…”라고 답했다. 김정은이 어떤 사람인지를 묻는 질문이 거듭되자 그는 “TV를 보면 (김정은이) 전쟁 같은 것을 말하지만,
그와 함께 테이블에 앉아서 보면 내게 그는 그냥 다른 이들하고 같다”며 “항상 웃고, 사람들에게 말하고, 그런 사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