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딸아이가 수업시간에 ‘실례’를 했다는 학부모 사연이 온라인을 달구고 있습니다.
학기 초 학교 화장실에 적응 못한 학생의 사례가 가끔 커뮤니티에 공유되곤 하는데요. 이번 사연은 달랐습니다.
지난달 28일과 지난 1일 두 차례 올라온 글은 모두 45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학부모 글에 따르면 중학생 딸아이가 수업시간에 소변이 너무 마려워 손을 들고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요청했는데 교사가 보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쉬는 시간에 뭐 했냐’고 하면서요. 아이는 너무 급해서 울먹이며 네 차례나 간청을 했다는데요.
그러나 교사는 끝까지 묵살했고, 결국 반 아이들 앞에서 교복에 용변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 아이는 왜 하필 수업시간에 용변이 급했던 걸까요. 아이는 문제의 수업시간 이전 수업부터 화장실에 가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수업이 늦게 끝난데다가 이동수업이어서 용변을 볼 여유가 없었다고 합니다.
교사는 이러한 사정을 충분히 듣고도 ‘핑계대지 말라’며 말을 막았다는데요.
심지어 마지막 몇 분간은 수업도 안 하면서 ‘아직 공부 시간’이라며 화장실을 못 가게 했다는 겁니다.
참다 못한 글쓴이는 며칠 뒤 남편과 딸아이의 학교를 찾아가 항의했다며 후기를 전했습니다. 이 글도 비상한 관심을 모았는데요.
문제의 교사는 ‘(화장실을 못가게 한 것은) 원칙의 중요성을 보여주려 했을 뿐이고, 아이한테 창피를 줄 생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고 합니다.
새로운 충격적인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딸아이가 화장실에 보내달라고 세 번째로 요청했을 때 교사의 태도인데요.
‘수업 중에 교실에서 나간다면 수업태도 점수를 최하점으로 줄 수 밖에 없는데 그래도 괜찮다면 화장실에 가라’고 했다는 겁니다.
아이에게 화장실에 갈 ‘기회’를 줬다면서요. 글쓴이는 “교사가 성적을 볼모로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아이를 협박했다”며 분노했습니다.
너무 절박한 용변 문제와 화장실에 간다면 받게될 불이익 사이에서 고민했을 아이가 떠올라 강경하게 대처했다고 합니다.
해당 교사를 수업에서 배제하고 징계를 추진하겠다는 확약을 받고서야 돌아왔다고 했습니다. 딸아이 소식도 전했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같은 반 친구들이 아이를 걱정하고 응원해줘서
조금씩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용변 문제로 여전히 불안해 하고있다고 했습니다. 사실 생리현상을 참는 것은 어른도 어려운 일이지요. 학생이 수업시간에 화장실을 이용하는 문제는 교사의 재량에 달려있습니다.
당시 학생이 느낄 수치심과 모멸감을 한번쯤 생각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입니다.
면학분위기를 해치지 않아야 한다, 그런 규정 역시 학생을 위해 만든 것임을 다시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