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과 미국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동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을 비난하며 16일로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 중지를 통보하면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를 저격해 관심이 집중됐다. 16일 조선중앙통신은 “우리는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 소동과 대결 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특히 남조선 당국은 우리와 함께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노력하자고 약속하고서도 그에 배치되는 온당치 못한 행위에 매달리고 있다”며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기서 언급된 ‘인간쓰레기’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저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교적 행보에 대해 ‘쇼맨십’에 불과하다고 비판했었다. ‘태영호의 증언 : 3층 서기실의 암호’라는 회고록을 출간한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우리는 완전한 비핵화(CVID)를 말하고 있지만 북한은 SVID(충분한 비핵화)로 나아갈 것”이라며
“CVID를 하려면 사찰단의 무작위 접근이 허영돼야 하지만 북한은 이를 절대 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본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핵은 북한에게 체제 유지의 원천이자 ‘창과 방패’역할을 한다”며
“설령 북미 정상회담에서 CVID에 합의한다고 해도 이행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도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가 ‘쇼맨십’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23~25일 진행할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에 외신을 초청한 것은 일종의 쇼맨십”이라고 한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은 사람의 시야에서 착각을 일으킬 수 있는데 능한 사람”이라고 전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2016년 한국으로 귀순했다. 서유럽 사정에 정통한 베테랑 외교관으로 평가받은 태 전 공사는
2001년 6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한과 유럽연합(EU)의 인권대화 때 대표단 단장으로 나서면서 외교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슬하에 2남1녀를 두고 있는 태 전 공사는 귀순 당시 차남의 명문대 진학을 앞두고
임기가 끝나 북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탈북을 결심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