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진 숭실대학교 교수이자 소리공학연구소장의 수상한 진실이 드러났다. 배 교수는 25년간 언론에 약 7000번 출연한 국내 언론이 사랑하는 소리 분석 1인자로 통한다.
장기 미제사건도 그의 손을 거치면 단서가 뚝딱 생긴다며 온 국민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아 왔다.
급기야 연예인 욕설 파문이 불거지자 팬들을 그를 찾아 진실을 밝혀달라 요구키도 했다. 한국에서 그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은 의혹을 제기했다. 배 교수의 음성 분석이 “과학적이지 않다”고 했다.
그의 분석 기술의 실체가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침내 ‘PD수첩’은 22일 ‘“목소리로 범인을 찾아 드립니다”-소리박사 배명진의 진실’ 편을 방영했다. 배 교수는 지난 3월 그룹 워너원에게 불거진 ‘생방송 욕설 논란’과 관련 성문 감정서를 공개했다.
해당 방송 중 멤버들이 속어나 성적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동안 떠들썩했던 욕설 파동은 그의 한마디에 잠잠해졌다. 워너원은 3월 19일 2번째 미니앨범 ‘0+1=1(I PROMISE YOU)’으로 컴백 활동을 본격 시작하면서 인터넷 생방송 ‘스타 라이브’를 통해
팬들과 만나는 자리를 가졌다. 이 과정에서 생방송 직전 멤버들이 나눈 대화가 그대로 송출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일부 멤버들이 욕설과 성적인 발언을 했다는 것이었다. 워너원 팬들은 배 교수의 감정서를 토대로 “워너원 멤버 그 누구도 ‘불미스러운 속어나 성적인 내용’을 발언하지 않았다”고 공지했다. 이를 두고 ‘음성 분석 의뢰비용’에 궁금증이 제기됐다. 한 워너원 팬은 “비밀유지계약이라 알려드리기가 좀 그렇다.
건당 얼마에 계약한다는 건 비밀”이라고 말을 아꼈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관계자는 “한 건당 500만원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라고 추정했다. 이 밖에도 그는 굵직한 사건을 수도 없이 맡아왔다.
제주방어사령부 김 모 하사의 사망을 두고 ‘타살 의혹’을 제기했었고, 고(故) 성완종 회장의 증언은 허위라는 내용의 감정서를 내놓기도 했다. 그렇다면 건당 수 백 만원을 호가하는 감정 결과는 신뢰할 수 있는 것일까. ‘PD수첩’이 입수한 배명진 교수의 감정서를 검토한 음성 분석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전옥엽 물리학 박사는 “과학이란 이름으로 포장해서 헷갈리는 정보를 주지 않았으면 한다.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봉원 나사렛대 언어치료학과 교수는 “목소리로 그 사람의 연령대를 알 수 있다”는 배 교수의 주장에 대해
“개인차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목소리만으로 개인의 연령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배 교수는 해당 의혹을 제기하자 “(내가) 왜 그것을 입증해야 되느냐. 난 지금 노벨상 받을 일도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입장”이라고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