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대통령님, 김정은 위원장과 얘기해보셨습니까?(Mr. President, have you spoken to Kim Jong-un?) 트럼프: “대답하지 않겠습니다.(I don’t want to say that)”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사전조율이 없었다는 청와대 설명처럼 돌발적인 상황과 예상 밖의 발언이 속출했다.
모두발언 자리에서 취재진과 예정에 없던 일문일답이 진행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6·12 북미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문일답 과정에서 흥미로운 ‘문답’이 있었다. 한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얘기해봤나”라고 물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평양에 보내 나눴던 간접적인 대화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김 위원장과 말을 섞어봤느냐는 질문이었다. 미국은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수락 이후 북한 측과 지속적으로 물밑 대화를 해왔다.
스웨덴에서 열린 1.5트랙 대화, 뉴욕채널 등을 가동하다 폼페이오 장관의 전격적인 두 차례 방북을 통해 북측의 입장을 직접 확인했다. 기자의 질문은 이처럼 공개되지 않은 물밑 협상 과정에서 혹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통화’를 해봤느냐는 것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이었다. 그는 ‘노(No)’ 대신 ‘노 코멘트(No comment)’를 택했다. “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겠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 문답은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 않았다. 다음 질문은 김정은 진정성을 신뢰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짧은 기간 북한과 접촉했지만, 그것은 좋은 경험이었다. 미국인 인질 3명이 집으로 돌아와 행복하게 살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는 작동하고 있다. 그것이 계속 작동하는지 지켜보자. 나는 그 관계가 오랫동안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 기자회견처럼 진행된 정상회담 모두발언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 발언은 “김정은과 얘기해봤나” 질문과 답변이 있은 뒤 한두 질문이 지나간 뒤에 나왔다.
통상 정상회담은 모두발언만 공개하고 기자단이 퇴장하는 게 관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작정한 듯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이어갔고,
북미정상회담 연기에 ‘상당한 가능성(substantial chance)'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미 정상회담은 22일 정오 무렵(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단독회담으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 발언이 끝난 직후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싱가포르 회담이 열릴지 안 열릴지는 두고 봐야 될 것”이라며
“그것이 열린다면 아주 좋은 일이 될 것이고, 북한에게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만일 열리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다”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6월 중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지 않을 커다란 가능성이 있다”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하고 있지만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지금 열리지 않더라도 나중에 열릴 수도 있다”는 등의 발언을 내놓았다. 그가 북미정상회담에 부정적인 발언만 한 것은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한국과 중국, 일본도 자금을 투자하고 싶어 한다”
“(비핵화 합의 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안전을 보장하겠다” “비핵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에게도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이 두 차례 있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것이 과연 실현될 것인가, 여기에 회의적인 시각이 미국 내에 있는 것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과거에 실패해 왔었다고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미리 비관한다면 역사의 발전 같은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의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며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도 반드시 성공시켜서
65년 동안 끝내지 못했던 한국전쟁을 종식시키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룸과 동시에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미 간에도 수교를 하고, 정상적인 관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