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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미국 수출 중단?... 현대차의 고민


현대자동차가 최근 국내에 출시한 신형 그랜저를 미국에 수출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00년 3세대 모델인 그랜저XG로 처음 미국 문을 두드린 그랜저가 16년 만에 미국 시장판매를 중단할 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출시한 6세대 그랜저를 미국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후속 모델을 수출하지 않으면 현재 미국 딜러들이 보유한 그랜저HG(수출명 아제라) 재고를 소진한 뒤에는 자연스럽게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가 그랜저 수출을 고민하는 이유는 판매가 저조하기 때문이다. 그랜저는 국내에서 고급 중·대형차의 대명사이지만, 미국에서는 쏘나타와 제네시스 사이에 낀 '어정쩡한' 처지다 . 올해 1~10월 미국에서 4134대가 팔렸는데 이는 월 400대에 불과한 수준이다. 바로 위아래 차급인 제네시스 G80과 쏘나타는 같은 기간 각각 2만1635대, 17만243대가 판매됐다. 특히 제네시스는 내년 하반기에 중형 럭셔리 세단 G70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그랜저가 설 자리가 더 좁아질 수 있다. 현대차는 2000년 9월 그랜저를 미국에 처음 수출했다. 국산 대형 세단으로 처음으로 미국에 선보였고, 다음 해인 2001년 1만7884대가 팔리면서 기대를 모았다. 2006년에는 연간 최대 실적인 2만6833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판매가 줄면서 2011년에는 1524대까지 판매가 떨어졌다. 이에 현대차는 2011년 유럽형 전략 모델인 i40를 내놓으면서 유럽에서 쏘나타를 철수한 바 있다. 미국에서 그랜저가 사라지면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 간 차별화가 더 뚜렷해 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쏘나타를 최상위급 모델로 대중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제네시스는 고급차 시장만을 공략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짜고 있어 그랜저의 미국 수출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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