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유럽에서 '잔고장이 많은 차'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달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기술검사협회(이하 튀프·TUV)가 자동차 고장과 관련한 정기검사 결과를 취합한 '튀프 리포트 2017'에서 현대·기아차는 신차급 차량이자 표본집단이 가장 많은 2~3년 차 부문 업계 최다인 7개 차종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특히 기아차 스포티지와 쏘렌토는 전체 꼴찌를 기록해 'SUV 명가'라는 자신들이 만든 표어에 어울리지 않는 결함률을 기록했다. 또 현대차 i10, i20, ix35, 기아차 씨드, 리오 등 유럽 전략차종 대다수가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튀프는 모델별 상세 평가에서 기아차 스포티지에 대해 "11.5%라는 결함률은 한국의 세련된 SUV에 대한 결과로는 매우 당황스러운 수치"라며 "기아차가 7년의 무상보증 기간을 제공한다는 점이 다행스럽다"고 밝혔다. 튀프는 매년 약 900만대를 대상으로, 100여 가지 사항으로 나눠 정기검사를 시행한 결과를 발표한다. 2~3년 차, 4~5년 차, 6~7년 차, 8~9년 차, 10~11년 차 등 5개 연차로 나누고, '결함 없음·가벼운 결함·수리가 필요한 결함·심각한 결함' 등 4단계로 분류를 한다. 올해의 경우 총 224개 모델의 결과가 실렸다. 결함률이 낮을수록 소비자가 엔진, 서스펜션, 브레이크 등의 결함으로 정비소를 찾을 가능성이 적다는 뜻이다. 아울러 이번 리포트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차량은 검사원의 안내에 따라 정비소에서 수리를 받아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통과 딱지를 받지 못해 차량 운행이 결과적으로 불가능하게 된다. 잔고장이 가장 적은 브랜드로는 상위 10개 모델 가운데 5개 모델을 독식한 메르세데스-벤츠가 꼽혔다. 이어 포르쉐와 오펠, 아우디, BMW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토요타와 마쓰다, 닛산 등 일본 업체들은 연식이 오래일수록 더 많은 차종을 최상위권에 올리면서 일본 브랜드 특유의 내구성을 높게 평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