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지난달 수입차 업계 최초로 월 7000대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국내 5위 쌍용자동차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깨지지 않을 것 같던 '내수 국산차 빅5' 구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1월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는 전년 동월 1만6234대와 비교해 2.7% 증가한 1만6674대로 집계됐다. 프리미엄 중형 세단 'E-클래스'의 인기를 앞세운 벤츠의 독주가 두드러졌다. 벤츠는 수입차 시장점유율 40%를 처음으로 돌파한 데 이어 지난 한 달간 6848대를 판매해 월간 판매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애초 업계에선 벤츠의 지난달 판매량이 7000대가 넘을 것으로 추정해 7015대를 판매한 쌍용차를 넘어설 것으로 봤지만, 실제 집계 결과는 이를 넘지는 못했다. 하지만 두 업체 간 차이가 150여대에 불과하고 업계 1, 2위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수 실적이 내리막을 그리고 있어 국산차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월 판매량이 작년 동월보다 각각 10%, 9%씩 줄었다. 벤츠의 판매량이 기존 시장의 통념을 깼다는 것도 업계에 경각심을 높이 대목이다. 대당 7000만원대 E-클래스가 주력인 벤츠가 대당 2000만원대 티볼리를 주력으로 하는 쌍용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해외에서도 유래를 찾기 어렵다. 여기에 지난 18일엔 동급 국산차보다 500만원가량 저렴한 중국산 SUV까지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당장 쌍용차와 르노삼성차, 한국GM 등 국산 3사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가격 경쟁은 중국과, 품질 경쟁은 유럽과 펼쳐야 함에 따라 안방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된 셈이다. 또 수입차 1위 재도약을 노리는 BMW코리아는 이달 말 국내에서 5시리즈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고, 이날부터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의 리콜을 시작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까지 본격적으로 판매를 재개할 경우 '국산차 빅5'란 말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벤츠와 BMW의 성공 사례를 본 다른 수입차 브랜드의 국내 투자도 올해를 기점으로 대폭 확대되고 있다"며 "더욱이 올해는 아우디폭스바겐의 복귀를 비롯해 업체별로 신차를 대거 출시해 지난해보다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국내 완성차 업계의 안방사수가 어느 때보다 힘에 부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