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생산이 갈수록 줄고 있는 가운데 외국계 국산차 업체인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입·판매 차종을 늘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각각 전기차 볼트(Bolt)와 트위지 등 2종을 추가했다.
여기에 르노삼성은 해치백 클리오도 하반기 중에 들여올 예정이고, 한국지엠은 캡티바 후속모델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수입·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 올해만 최대 4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업체가 국내 생산 대신 수입판매 차종을 확대하는 것은 매년 임금 인상 등 국내 생산 여건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내 자동차 업체의 임금 인상률은 해외 경쟁사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2011~2015년 현대·기아차의 임금 인상률은 각각 5.1%와 5%로 가장 높았고, 한국지엠과 쌍용차는 4.6%, 4.2%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은 2.7%로, 국산차 업체 중 가장 낮기는 하지만, 토요타와 GM이 각각 2.5%, 0.6%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임금 인상률은 해외 경쟁사보다 높지만 오히려 자동차 1대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26.4시간으로,
토요타와 GM보다 최대 3시간 이상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지엠의 올해 상반기 생산은 지난해보다 4.3% 줄어든 28만9450대로 나타났다.
르노삼성은 12.9% 증가한 13만5895대로 집계됐지만, 이 중 위탁생산 중인 닛산 로그 5만7916대를 제외하면 생산량은 7만8000여대에 그친다.
오는 2019년 로그 위탁 생산이 끝나면 르노삼성의 국내 생산량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국산차업체가 매년 본사로부터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매년 증가하는 임금과 파업 등으로 한국 공장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