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모하비가 시장에 나온 지 어느덧 10년이 됐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제품 변화 주기 추세를 고려하면 최소 한 번 이상의 큰 변화를 거쳤어야 하지만,
출시 초기와 비교해 크게 변함이 없다. 우람한 덩치하며, 단단한 인상은 좋지만, 자칫 '우려먹기'라는 비난의 눈총이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판매량은 늘고 있다. 2008년 출시 첫 해 8900대가 판매된 후 2010년 5651대로 최저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4년 1만581대를 기록해 처음으로 1만대를 돌파했다.
2015년 배기가스 기준 강화로 생산 중단을 결정하면서 2015년 8673대로 떨어졌지만,
다음해 내놓은 더 뉴 모하비는 대기수요가 몰리며 1만5059대로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올 들어 8월까지도 1만960대가 팔려나가 현추세라면 지난해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기대된다. 모하비의 인기 요인을 알아보기 위해 1000㎞를 주행해봤다. 고속도로 주행이 대부분이었고,
4륜구동을 성능 시험을 위해 일부 비포장도로 구간을 거치는 산길도 주행했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탁 트인 전방 시야가 들어온다. 좌석 위치를 가장 바닥까지 내려 보아도 전방 시야는 변함이 없다. 1810㎜에 달하는 차량 높이가 실감이 난다. 모하비는 2톤을 훌쩍 넘는 육중한 몸과 달리 꽤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평지를 주행하거나, 경삿길을 오를 때 생각 외로 분당회전수(rpm)를 나타내는 계기판의 바늘의 움직임이 크지 않았다.
대부분 2000rpm~2500rpm 수준을 유지한다. 무엇보다 계기판 속도 시계 바늘이 2시 방향을 훌쩍 넘긴 상태에서 코너를 빠져나올 때는
마치 '속도를 더 내어보라'고 차량이 속삭이는 기분이다. 무거운 덩치가 차를 노면 아래로 당겨주는 듯 안정감이 느껴진다. 울퉁불퉁한 산길에서도 뒤뚱거리는 법이 없다. 다만 기아차가 보유한 유일한 프레임 타입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단단한 승차감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모하비는 최근 기아차가 내놓은 스팅어처럼 독자 엠블럼을 적용했다.
외관 어디에서도 기아차 로고를 찾아볼 수 없다. 기아차가 스팅어를 내놓으며 후륜구동 기반의 고성능 제품군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의 시초는
어쩌면 모하비가 시초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