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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차 무섭게 성장하는데… ‘고비용·저효율’늪에 빠진 국산차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한국지엠뿐 아니라, 쌍용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나 현대·기아자동차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자동차 전문가들 사이에서 쏟아지고 있다.

중국 완성차 업체의 급부상, 원화 절상에 따른 경쟁력 약화, 트럼프 발 통상압력 등 한국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악재가

중첩되고 있어 이같은 고질적 '고비용·저효율' 문제가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2월 도요타·렉서스의 미국 판매가 전년 대비 4.5% 증가한 17만4000대,

폭스바겐이 6.0% 증가한 2만5000대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현대·기아차는 전년 대비 각각 13%, 5%씩 감소한 4만6000대와 4만1000대에 그쳤다. 2월 국내 완성차 업체의 수출은 모두 감소했다. 현대차가 -8.6%, 기아차가 -9.9%, 한국지엠이 -9.4%, 르노삼성이 -15.4%,

쌍용차가 -25.5%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현대차 중국법인인 베이징 현대차의 1월 판매대수도 6만10대로 전년대비 25% 감소했다. 반면 중국 지리자동차와 창청자동차 등이 지난해 연간 100만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하며 무서운 기세로 한국 자동차를 추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하락, 미국의 통상압력, 2월 조업 일수가 19일로 지난해 같은 달(24일)보다 5일 줄어든 점을 모두 고려해도

수출 감소 폭이 너무 크다"며 "한국지엠 사태로 확인된 '고임금·저생산성' 구조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이 같은 상황에서 쉽사리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산차는 내수에서는 수입차에 대거 잠식당하고 있다. 수입차의 한국 시장 점유율(대수 기준)은

2014년 15.8%에서 지난해 16.7%로 높아졌고, 매출 기준 점유율도 2014년 31.4%에서 2016년 32.1%로 치솟았다. 쌍용차는 내수 판매 호조에도 만성적 수출 부진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6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마힌드라가 쌍용차와 미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철옹성인 미국과 중국 시장을 뚫기가 만만치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르노삼성차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물량 배정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2014년 미국 수출용 로그 물량을 배정받았다. 하지만 올해 한국 내수 시장을 공략할 신차 투입이 적다는 점이 르노삼성차 고민이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지엠이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전체 1만6000명에 달하는 한국지엠 직원의 15%인 약 2400여 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까지의 희망퇴직만으로는 지속 가능성, 흑자 구조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 한국지엠 안팎의 관측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측은 "한국 자동차산업이 2만 달러 이하 소형차 부문에서만 경쟁력을 확보한 수준에서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에 봉착했다"고 밝혔다. 협회 조사 결과 국내 완성차 5사의 평균임금은

2016년 현재 9213만원으로 일본 도요타(9104만원)나 독일 폭스바겐(8040만원)을 웃돌고, 2005년과 비교해 83.9%나 올랐다.

반면 자동차 1대를 생산하는 데 드는 시간은 26.8시간으로 도요타(24.1시간)와 미국 지엠(23.4시간)보다 각각 11%, 14% 더 많이 소요된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은 가격과 생산 유연성이 핵심인데, 한국 업체들은 높은 임금 인상률과 낮은 생산성,

부족한 근로 유연성 탓에 생산·판매가 뒷걸음질치고, 고부가가치 차량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한 연구·개발(R&D) 여력을 잃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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