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가 이어지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연비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이기 경쟁에 돌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칸타TNS가 최근 공개한 '커넥티드 카, 디스커넥티드 오너' 보고서에 따르면
커넥티비티(Connectivity.연결성)보다는 안전성과 연비를 신차 구매할 때 더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칸타TNS가 유럽, 북미, 아시아 등 13개국에서 2013년 이후 출시된 차종 소유주 8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차 구매 시 주요 고려 사항으로는 안전성(47%)이 가장 높았고, 연비(42%), 브랜드(38%), 차체 디자인(34%) 순이었다.
지능형 내비게이션·보안·인포테인먼트 등 커넥티비티는 11%에 그쳤다. 여전히 연비가 신차 경쟁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14일 한국 시장에 선보인 토요타의 컴팩트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C의 공인 연비는 ℓ당 19.4km다.
1.5ℓ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어지간한 경차보다 연비가 뛰어나다.
5도어 해치백 모델로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뒷좌석 하단에 위치시켜 넉넉한 적재공간을 확보했다.
12가지 외장 색상으로 젊은 소비자를 겨냥했다. 동급 최대인 9개의 SRS 에어백과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가 기본으로 장착됐다.
무엇보다 위협적인 것은 가공할만한 가성비다. 프리우스C는 고연비 하이브리드카이기 때문에 정부 보조금 50만원과 세금 혜택 등 약 360만원 구매 혜택을 받는다. 구매 이후에도 공영 주차장 이용료 최대 80% 할인, 하이브리드 메인 배터리 10년 또는 20만km 무상보증도 해준다.
프리우스C 가격은 2490만원이지만, 이 같은 혜택을 적용하면 프리우스C의 실제 구입가격은 국산 준중형차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6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쳐 상품성을 높인 준중형 세단 '올 뉴 K3'도 경차급 연비를 발휘한다.
차체가 커졌는데도 연비는 이전 모델보다 개선됐다. 차체 크기는 전장 4640㎜, 전폭 1800㎜, 전고 1440㎜, 축거(휠베이스) 2700㎜로 기존 모델보다 커졌다.
실내공간도 1·2열 헤드룸과 2열 숄더룸을 확장해 실내 공간을 늘린 게 특징이다.
그런데도 연비는 기존 K3 대비 10% 이상 개선됐다.
기아차가 5년간 개발한 차세대 파워트레인 '스마트 스트림'을 장착해 최고출력 123마력, 최대토크 15.7㎏f·m의 동력성능을 확보했다.
스마트 스트림 G1.6 가솔린 엔진과 스마트 스트림 IVT(Intelligent Variable Transmission) 변속기를 조합해 경차 급에 해당하는
15.2㎞/ℓ(15인치 타이어 기준)의 연비를 인증받았다.
푸조208도 블루HDi 엔진을 탑재해 최대 출력 99마력, 최대 토크 25.9kg·m의 힘을 발휘하면서도 복합연비는 역시 경차를 뺨치는 16.7km/ℓ다.
도심 주행시 15.6 km/ℓ이며, 고속 주행시에는 연비가 18.4km/ℓ에 이른다.
뉴 푸조 2008 SUV도 유로6 환경기준을 만족하는 블루HDi 엔진과 6단 전자제어 자동변속기의 조화로 16.6 km/ℓ (도심 15.5km/ℓ, 고속 18.1 km/ℓ)의
연료 효율성을 보여준다. 고연비 비결은 수동 기반의 전자 제어 트랜스미션 시스템인 푸조 MCP다.
엔진의 힘을 기어박스에 통하지 않고 바로 휠로 전달하는 다이렉트 드라이브(Direct Drive) 방식으로 연료 손실을 최소화했다. 차체를 경량화한 시트로엥의 소형 SUV인 C4 칵투스의 연비도 17.5km/ℓ(도심 16.1km/ℓ, 고속19.5km/ℓ)다.
알루미늄과 초고강도 스틸 소재, 최신 기술력으로 가벼워진 엔진 등을 적용하는 등 공차 중량이 1240kg에 불과하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 가솔린 모델도 익숙한 SUV에 가솔린 엔진 조합이라는 콘셉트로 가솔린 SUV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뒤 12월까지 4개월 동안 6149대가 팔렸다. 이는 QM6 전체 판매량의 60%에 육박한다.
2.0 GDe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디젤 차량 특유의 엔진 소음과 떨림을 제거한 것이 주효했다.
고급 세단 못지 않은 정숙성을 갖췄으면서도 동급 가솔린 모델 중 최고 수준 연비다.
QM6 GDe 복합연비는 11.7km/ℓ로 동급인 중형은 물론 준중형과 일부 소형 가솔린 SUV 모델보다 연비가 뛰어나다고 르노삼성 측은 밝혔다.